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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GA 판매 인센티브 '눈가리고 아웅'

  • 2018.09.20(목) 18:00

금감원 "GA 인센티브 과도" 지적에 물품으로 대체
GA 의존도 우려하면서도 인센티브 경쟁


보험사들이 GA(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을 통해 과도한 인센티브(시책) 경쟁을 벌여 금융당국이 제지에 나서자 현금시책을 줄이되 물품으로 대체하는 등 '눈 가리고 아옹'식의 운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센티브 경쟁 양상은 손해보험사에서 생명보험사로, 중소형사에서 대형사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GA의 높은 수수료 문제를 거론하며 개선 필요성을 지적하는 보험사들이 실상은 뒤에서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달 들어 GA 소속 설계사들에게 1400%에 달하는 시책을 내걸었다. 5만원짜리 보장성보험을 판매하면 판매수당 이외에 시중가로 50만원 상당의 청소기와 10만원 상당의 프라이팬 셋트를 지급하는 식이다.

설계사들의 보험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일명 물품 프로모션인데 보험료 5만원인 상품을 판매할 경우 60만원(시중가) 상당의 물품으로 1200%의 보너스가 지급된다.

여기에 10만원 이상을 판매하면 20만원 상당의 전기밥솥이 더해지고 20만원 이상을 판매할 경우 현금으로 20만원이 추가로 지급되는 등 보험료에 기본적으로 포함된 수수료(수당) 외에 보너스만 1000%를 훌쩍 넘겨 지급되고 있다.

교보생명도 이달들어 5만원 이상 상품을 판매하면 시중가로 65만원 상당의 전자제품을 제공하는 시책을 내걸었다. 특히 일주일 등 기간을 한정해 본인이나 가족계약을 포함한 업적도 인정하고 있다. 일명 '그린다'고 표현되는 설계사의 자기계약을 부추기는 꼴이다.

신한생명도 특정 보장성보험 판매시 현금과 물품 중에 보상을 정하도록 하는 시책을 진행중이다. 2개월 연속 20만원 이상 판매하거나 2개월 합산 50만원을 넘길 경우 현금 200만원과 양문형 냉장고, UHD TV 중에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현금보상만 550%를 내걸어 10만원 짜리 보험 판매시 110만원의 현금 보너스를 받도록 한 곳도 있다.

이같은 보험사들의 경쟁에 대해 GA 회사별, 지역별, 신상품 출시, 보험사의 마케팅 전략 등에 따라 시책이 달라질 수 있지만 '보너스' 수준이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들이 지급하는 시책은 보험사가 책정한 사업비 내에서 지급하는데, 이는 보험상품의 보험료에 녹아 있다. 보험사들이 쓰는 사업비 규모가 늘어날수록 보험료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이같은 GA 인센티브 경쟁은 지난해말 손해보험 업계를 중심으로 불붙었다. 당시 메리츠화재가 현금으로만 600%가 넘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면서 영업을 끌어올리자 너도나도 시책을 올리며 경쟁이 심화됐다. 올해초 금융감독원이 과도한 경쟁을 억제하기 위해 250% 내로 인센티브를 축소할 것을 권고하고 과도한 사업비 경쟁을 벌인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사업비 집행 현황 등의 점검에 나서면서 손보업계 현금시책은 현재 200~250% 수준으로 낮아졌다.

문제는 현금시책을 줄인 대신 나머지 부분을 물품으로 대체해 지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 상대적으로 경쟁이 낮았던 생보사로 불씨가 옮겨간 데다 대형사들이 앞장서 높은 시책을 내걸면서 경쟁이 더 가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GA업계 관계자는 "손보쪽을 중심으로 전반적으로 현금시책이 200% 수준으로 줄었는데, 생보사를 비롯해 전반적으로 물품시책은 크게 늘어나는 양상"이라며 "감독당국이 (시책을) 줄이라고 하자 현금시책만 그 수준에 맞추고 물품을 늘리면서 사실상 눈 가리고 아옹하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보험업계는 대형 판매채널로 자리 잡은 GA의 판매력을 무시할 수 없고 GA 내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보험사들의 이같은 시책경쟁이 오히려 보험사들이 지적하고 있는 GA의 불완전판매나 자기계약, 철새설계사 등의 문제를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수가 이미 전속 설계사를 뛰어넘는 등 GA의 판매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달했고 GA채널의 판매 의존도가 높은 곳들의 경우 영향도가 더 크다"면서도 "GA 경쟁에 불을 붙인 것은 돈을 주는 입장에서 과도한 시책을 내걸은 보험사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금 등 시책이 많이 걸리는 상품 위주로 설계사들이 판매에 집중해 불완전판매나 자기계약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면서도 "보험사들이 GA의 잘못된 모집관행을 문제 삼고 있지만 보험사가 사실상 문제를 부추긴 것도 부정할 수 없어 GA 문제만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에서 불거지는 과도한 수수료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판매채널간 수수료를 차등화 하지 않는 등의 개편안을 구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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