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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중소기업 긴 겨울 대비"…비장한 김도진 기업은행장

  • 2019.08.01(목) 15:23

58주년 기념식..중소기업 위기-기업은행 역할 강조
"불확실성·변동성 커져", "한치 앞 볼 수 없는 냉엄한 현실"
"긴 겨울 대비 외투 준비해야", "중소기업 지원 확대"

1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기업은행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김도진 기업은행장이 중소기업을 둘러싼 환경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긴 겨울이 닥쳐올지도 모르겠다."

1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에서 진행된 '기업은행 창립 58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사진)이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에 대해 내린 진단이다.

IBK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설립됐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의 대출 비중도 높다. 중소기업의 업황이 부진하면 기업은행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닥쳐올지도 모를 긴 겨울을 대비해 중소기업을 따뜻하게 덮어줄 외투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며 기업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 "불확실성 높아지고 변동성 커져" 

내수부진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장기화,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중소기업도 어려움이 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 중소기업들의 7월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Business Survey Index)는 66으로 조사됐다.

업황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상황을 수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보다 낮으면 향후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8월 전망은 더욱 좋지 않다. 8월 전망 BSI는 64로 7월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보는 중소기업들이 많아졌다는 얘기다.

중소기업들이 꼽은 가장 큰 애로사항은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상황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기업들의 경영상 애로사항은 내수부진이 23.7%로 가장 많았고 불확실한 경제상황이 18.2%로 뒤를 이었다.

중소기업 J사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좀처럼 돈을 쓰지 않으면서 매출이 줄어 몇몇 매장을 철수했고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고 있다"며 "지난주 급하게 구조조정을 단행해 인원을 줄였을 정도"라고 말했다.

수출 중소기업들도 녹록지 않다.

김도진 행장은 "지난해말 예상했던 것과 정반대의 상황에 처해 있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일본과의 무역분쟁까지 촉발돼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한층 가중되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냉엄한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 중소기업 부진, 기업은행에 부담 

중소기업의 부진은 기업은행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기업은행은 설립 취지에 맞춰 중소기업 금융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기업은행의 총 대출은 201조6170억원이다. 이 중 중소기업 대출은 159조2210억원, 79%에 달한다. 전체 시중은행 중소기업 대출 696조3000억원 중 22.8%로 가장 많다.

중소기업의 업황이 나빠져 부실이 발생할 경우 기업은행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중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제조분야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 부담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18년말 기준 제조업 중소기업 종사자는 311만230명으로 가장 많은 사람이 근무하고 있다. 매출은 630조7702억원으로 도소매업 697조4410억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김도진 행장은 "지금 우리나라 제조업이 사면초가에 몰려있다"며 "제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 혁신 역량도 잃게되고 일자리도 사라진다. 아울러 제조업의 경기둔화는 곧바로 기업은행의 성장정체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 "긴 겨울을 대비해 덮어줄 외투 준비해야" 

이처럼 중소기업 상황이 좋지 않다는 통계와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김도진 행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을 더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진 행장은 "지원 규모를 늘려 혁신적인 창업기업에게도 그 혜택이 닿도록 하고 대출과 더불어 투자까지 함께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법에 의해 설립됐다. 중소기업법 제1장 제1조는 '중소기업은행을 설치해 중소기업자에 대한 효율적인 신용제도를 확립함으로써 중소기업자의 자주적인 경제활동을 원활하게 하고 그 경제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할 목적으로 한다'고 적시돼 있다.

김 행장은 일본 수출규제로 인해 중소기업 금융시장이 위축되지 않도록 선제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기에 지금 당장은 우산(자금지원)이 필요하지만 닥쳐올지도 모르는 긴 겨울을 대비해 중소기업을 따뜻하게 덮어줄 외투(지원 방안)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IBK기업은행은 이날 'BOX(Business Operation eXpert)’를 론칭했다. 기업이 고객에게 상품(가치)을 판매하기까지 입고, 운영, 출고, 마케팅, 판매, 서비스, 회계, 재무, 경영, 인적자원 관리, 기술개발 등을 망라한 디지털플랫폼이다.

김 행장은 "우리는 매 순간 고객의 성공을 응원하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며 "긴 겨울을 버텨 내야만 다가오는 봄을 가장 먼저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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