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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마일리지 축소 보상…업계 유사소송 우려

  • 2019.10.01(화) 17:17

대법원 "금융위 고시 근거 마일리지 축소 상위법 위반"
45억 규모 보상 예정…업계 "유사소송 가능성"
"금융당국, 관련 규정 정비해야"

하나카드가 마일리지 부가서비스를 축소해 손해를 입은 고객에게 보상을 시작한다.

카드사들은 이번 보상이슈가 하나카드에서 그치지 않고 유사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 이번 소송으로 금융당국의 관련 규제가 법적인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카드업계로서는 아예 부가서비스 변경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하나카드, 45억원 규모 보상 실시

하나카드는 2011년 4월부터 2012년 12월21일까지 '외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 카드'에 가입한 고객을 대상으로 마일리지 보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대상 고객은 총 4만3000명이며 보상금액은 약 45억원이다. 1인당 약 10만원이 보상된다. 현금, 마일리지, 포인트 중 원하는 방식으로 받으면 된다.

이번 보상은 하나카드(옛 외환카드) 일부 고객이 하나카드를 상대로 낸 마일리지 지급 청구 소송에 대해 지난 5월 대법원이 보상하도록 확정판결한데 따른 것이다.

2011년 당시 하나카드는 카드 사용금액 1500원당 2마일의 항공사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외환 크로스마일 스페셜에디션카드'를 판매했다. 마일리지 적립률이 높은 대신 연회비는 10만원이 책정된 카드였다.

하지만 하나카드는 2013년 9월부터 마일리지 혜택을 카드 사용금액 1500원당 1.8마일로 줄였다. 이에 해당 카드 일부 고객들이 부가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줄이는 것이 부당하고 설명 의무도 다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 대법 "감독규정상 고지는 상위법 허용범위 넘어 효력없다"

당시 하나카드는 마일리지 축소를 실시한다(부가서비스 변경)는 내용을 시행 6개월 이전에 알렸다. 금융위원회가 고시한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에 따른 조치였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 제25조에는 '신용카드업자가 부가서비스를 변경하는 경우 변경사유, 변경 내용 등을 다음 각호에서 정하는 기간에 따라 해당 신용카드업자의 인터넷 홈페이지, 신용카드 등의 대금청구서, 우편서신, 이메일, 문자메시지(SMS, MMS) 중 두가지 이상의 방법으로 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부가서비스 변경을 6개월 전에 알리기만 하면 된다고 해석될 소지가 있는 해당 규정은 상위법인 여신전문금융업법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 구속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금융위 고시의 상위법인 여신전문금융업법 제24조에는 '신용카드 상품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하거나, 과장되거나 거짓된 설명 등으로 신용카드 회원 등의 권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하나카드는 해당 부가서비스 변경을 금융위 고시에 따라 했기 때문에 적법하다는 입장이었지만, 법원은 해당 금융위 고시는 '부가서비스를 부당하게 변경하는 행위를 금지하고자 한 상위법의 입법취지를 본질적으로 변질시켰다'고 판결했다.

결국 하나카드는 금융위의 고시에 따라 부가서비스를 변경했지만 고시 자체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소송에서 패소했다.

◇ 카드업계 줄소송 우려…부가서비스 변경도 못해

문제는 그동안 카드업계가 해당 고시를 적용해 6개월 안내 뒤 부가서비스를 축소한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축소로 포인트나 마일리지, 캐시백 등에서 손해를 입을 고객들이 이번 하나카드의 보상을 계기로 줄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며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카드사 패소 확률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판결 이후 대법원이 '상위법 입법취지를 변질시켰다'고 판단한 금융위 고시 개정이 없다보니 카드사 입장에서 부가서비스를 변경하기가 매우 어렵게 됐다.

그동안 카드업계는 '설명의무를 잘해왔다면 부가서비스 축소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는데 대법원 판결로 부가서비스 변경 자체가 어렵게 된 것이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변경은 모두 금융위 고시에 따라 진행하고 최종적으로는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고 진행한다"며 "금융당국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결국 카드사만 큰 손해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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