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가상이동통신망(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을 이용한 알뜰폰 'Liiv M'이 오는 12월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다.
28일 KB국민은행은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Liiv M' 사전 론칭행사를 열고 다음달 4일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통신요금제를 우선 제공하는 '얼리버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이날 'Liiv M'은 MVNO서비스 최초로 5G 요금제를 제공하고 월 이용료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은 통신과 금융이 결합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가입자 10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 "통신 마진 안남긴다…금융 혁신 올인"
'Liiv M'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사업의 첫 결과물이자 MVNO를 통해 제공되는 첫 5G 통신서비스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때문에 이날 행사에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등 금융당국 관계자 뿐만 아니라 MVNO망을 제공하는 하현회 LG 유플러스 부회장, 이태희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국장, 최성호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등이 참석했다.
KB국민은행 역시 이 서비스가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첫 사업이니 만큼 통신 마진은 포기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의 창구로 활용해 수익을 창출해 낸다는 방침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통신사업을 통해 마진을 낼 생각은 전혀 없다"며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Liiv M'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원하는 요금제를 선정하면 USIM칩이 배송된다. 이 USIM칩을 휴대전화 단말기에 넣으면 KB국민은행 공인인증서와 KB국민은행의 모든 모바일 뱅킹서비스가 자동으로 설치돼 쉽게 KB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
이를 시작으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의 양과 질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허인 행장은 "KB국민은행이 통신사업이 처음이다 보니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Liiv M'에 탑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KB국민은행은 통신이용료 납부내역을 신용평가모델로 활용해 대출 시 금리우대와 같은 융합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나아가 KB금융지주 계열사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허인 행장은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금융과 통신의 결합을 통한 혁신이라는 차원에서 내부적으로는 100만명 이상 가입 고객유치가 목표"라며 "이를 위해 영업마케팅 활동이 늘어나긴 하겠지만, 영업점에 강압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요금 경쟁력 확보"
KB국민은행은 데이터 제공량, 금융과 연계한 결합 할인 등에서 요금경쟁력은 확보했다는 자체 평가다.
‘Liiv M’은 크게 5G통신망과 LTE 통신망을 사용하는 요금제로 출시될 예정이며 문자와 통화료 등은 무제한 제공된다.
데이터의 경우 5G 요금제는 180GB를 제공하는 Liiv M Special과 데이터 9GB를 제공하는 Liiv M Lite 두가지다. Liiv M Special은 월 기본료 6만6000원, Liiv M Lite는 월 기본료 4만4000원에 제공된다. 두 요금제 모두 데이터 소진 시 일정 속도제한으로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
비슷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경우 SK텔레콤은 각각 7만5000원(200GB제공), 5만5000원(9GB 제공)이며 LG U+는 7만5000원(150GB제공), 5만5000원(9GB제공)인 것으로 분석됐다.
KT의 경우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5G슈퍼플랜 상품 중 가장 저렴한 요금제가 8만8000원, 9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5만5000원이다.
통상 5G 이용자는 월 평균 40GB가량의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기존 통신사가 인터넷, 집전화, IPTV 등과의 결합을 통한 요금할인을 제공한다면 'Liiv M'은 KB국민은행의 금융서비스 이용실적(KB할인)에 따라 할인을 제공한다.
구체적으로 ▲급여‧연금 이체 ▲아파트 자동관리비 이체 ▲KB카드 결제 ▲스타클럽 등급별 할인 ▲제휴기관 금융 상품 보유 등이다.
여기에 통신사의 할인수단 중 하나인 가족결합은 '친구결합' 이라는 모습으로 선보여진다.
기존 통신사의 가족결합이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의 서류가 필요한 것과 달리 누구와도 결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명당 2200원씩 할인이 가능하며 최대 6600원까지 할인 받을 수 있다.
여기에 Liiv M카드로 통신비를 자동이체할 경우 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매월 최대 1만5000원 할인도 제공된다.
LTE통신망의 경우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11GB 데이터 제공하는 요금제는 월 4만4000원이다. 할인폭은 5G 망과 동일하다.
LTE통신망을 사용하는 고객의 사용 데이터 량을 분석해 원하는 요금제로 언제든 갈아탈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 단말기값은 고민
업계에서는 국민은행 알뜰폰이 저렴한 월 이용료는 확보했지만 휴대폰 단말기값의 부담은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5G 요금제의 경우 5G 단말기가 보급된지 얼마 되지 않아 대부분 고객이 새로 구입해야 한다.
또 기존 이동통신사의 경우 2년 약정 시 단말기값을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하는 반면 'Liiv M'은 무약정으로만 가입이 가능해 대부분 단말기값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
박형주 국민은행 디지털전략부장은 "기존 통신사와 달리 약정을 통한 단말기 할인을 마련하기는 어렵다"며 "제조사와 직접 제휴마케팅을 통해 단말기에 대한 부담을 낮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Liiv M'은 자급제 휴대폰 판매사와 제휴를 통해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10, 갤럭시노트 10+, 갤럭시 S10, 갤럭시 A90, 갤럭시 A50 등의 모델에서 제공된다..
KB국민은행은 판매사와 제휴를 통해 휴대폰 출고가의 25%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단말기를 판매하고, KB국민카드 결제 시 12개월 무이자 혜택에 7% 카드 청구할인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5G통신망 이용이 가능한 갤럭시노트10+의 현재 삼성전자 공식 판매가가 139만7000원 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Liiv M'가입자는 해당 기기를 104만7750원에 구매해야 하는 셈이다. KB국민카드로 청구할인 혜택을 받아도 97만4400원이다. 12개월 무이자 할부로 낸다고 가정해도 1년간 월 단말기값만 8만1200원 가량이 청구된다.
갤럭시노트10+모델로 Liiv M 5G Special 요금제를 활용할 경우 모든 할인혜택을 받아도 첫 1년은 통신료로 11만200원 가량의 통신비가 나오게 되는 셈이다. 물론 1년 이후 단말기값 부담이 없어지면 요금경쟁력이 가능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첫 1년 이후 단말기값에 대한 부담이 없어진다고 해도 고객이 생각하는 부담은 다를 것"이라며 "KB국민은행에게는 단말기값이 큰 고민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사업 첫단계인 만큼 저렴한 통신요금제에 초점을 맞췄다. 단말기를 판매하려는 사업이 아니다"며 "다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