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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허인 KB국민은행장과 신년사 톺아보기

  • 2020.01.17(금) 10:00

"은행, 수익창출력 떨어져 많이 어려운 시기 왔다"
"HR도 디지털화 추진..AI 기반 영업점 이동배치 예정"
"리브모바일, 통신사업 아닌 금융고객을 위한 서비스"

최근 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준비되지 않은,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주제는 '신년사'로 모아졌다. 흔치 않은 CEO와의 만남에 더 욕심을 내고 싶지만, 신년사가 그 해 경영전략이 가장 잘 응축된 것이고 예상질문을 받지 못한채 답해야 하는 입장도 감안(?) 했다며 위안 삼았다.

◇ 어설픈 덕담

연초라 덕담부터 했다. "DLF와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손실사태에서 한발 비껴나 있어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하실 듯하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와 올해초 불완전판매 논란이 제기된 문제의 투자상품을 판매하지 않아 이슈에서 벗어나 있다.

답은 의외였다.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다. 회사 이름이 오르내리지 않으니 다행이기는 하지만 반작용으로 나오는 조치들이 시장을 얼어붙게 만들 수도 있다. 판매하는 쪽이나 운용하는 쪽이나 더 노력하고 소비자를 중시하고 해야하지만, 시장을 확 닫아버리면...쉽지 않은 문제다."

다양한 금융상품을 판매해야 하는 은행은 불완전판매 시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투자상품은 손실이 날 수 있고 손실에 대한 궁극적인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는 원칙이 있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사의 선관자(선량한 관리자) 의무 또한 금융시장을 유지하기 위한 주요한 규칙이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인 DLF나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대규모 손실 사태는 '투자책임과 투자자보호 두가지 원칙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판매자인 은행의 책임은 어디까지여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또다시 끄집어 냈다.

이 문제는 은행의 성장성과 직결된다.

◇ 혹독한 겨울

허인 행장은 신년사에서 "은행업은 앞으로 수년간 혹독한 겨울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했다. 허 행장의 설명은 이렇다.
 
"한국의 은행들이 예금과 대출 비즈니스를 통한 이익이 80%를 넘는다. 예대마진이 핵심이익인데 지금은 수익창출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KB국민은행 이자부 자산이 350조원 정도인데 금리가 낮아지면 시간차이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이자율이 낮아진다. 반면 보통예금 등 130조~140조원 정도는 금리가 낮아졌다고 그만큼 이자율을 낮추기 어렵다. 금리가 하락할때 은행은 필연적으로 예대금리 마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350조원에서 0.1%만 줄어도 3500억원이 줄어든다. 지금 상황은 이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보여진다. 이자이익과 관련된 상황이 어렵고 엄중한 상황이다. 다른쪽에서 커버해야 하는데, 글로벌사업이나 다른 비즈니스가 하루아침에 상쇄할 수 있는게 아니다. 투자상품 판매 수수료와 같은 비이자수익이 있는데 투자상품과 관련한 소비자들의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고 수수료를 내리면 내렸지 올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반면 투자는 더 해야한다. IT나 디지털 관련 투자는 늘어나고 충당금도 더욱 늘 것이다. 비용은 늘고 핵심 이익은 줄어 은행업이 많이 어려운 시기가 올 것이다. 이는 KB국민은행의 이야기 만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이라고 한 것이다."

대화는 글로벌사업으로 이어졌다. 허 행장은 지난달(12월) 중국, 홍콩, 캄보디아 등 해외 영업망을 점검했다.

"중국은 한국계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재미를 못 보고 있다. 중국법인에 3억8000만달러, 4000억원이 넘게 투자했다. 해외 비즈니스로 보면 적지않은 규모인데 중국의 특수성 등 수익이 잘 나지 않는다. 직원들과 효율을 높이는 부분에 대해 얘기했다. 홍콩은 IB 등 비즈니스가 잘되고 있는데 불안한 상황이라 직원들의 심리적인 안정이 필요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컨텐전시플랜이 필요할지도 점검했다. 캄보디아는 금융감독원, 구세군, 현지 세종병원과 함께 심장병 환우 수술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번 방문때 수술받은 환우들이 사회에 잘 적응하고 성장하고 있는지도 살피고 왔다."

특히 캄보디아는 최근 현지 1위 소매금융사인 '프라삭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인수해 주목받고 있다.

"해외진출은 직접 진출과 현지 금융사 인수 모두 필요하다. 현지 금융사 인수도 좋은 물건을 살때 전략과 나쁜 물건을 살 때 전략이 다르다. 프라삭 마이크로 파이낸스는 굉장히 잘되고 있는 회사다. 예금을 받을 수 있는 마이크로 파이낸스 기업인데, 은행까지 포함해도 3위 수준의 회사다. 기존 대주주, 경영진과 힘을 합쳐 잘 키워보자고 했다. 그래서 지분도 100% 인수하지 않고 70%만 인수했다. 현장을 잘 이해하는 사람들과 같이 공동경영하자는 의미다."

◇ HR에도 인공지능

은행을 비롯 금융업계 핵심 화두인 디지털 얘기도 오갔다. 특히 신년사에 언급된 '인공지능(AI) 평가를 통한 영업점 이동배치'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HR(인사) 분야도 디지털화하려고 1년 동안 준비했다. 그동안 업무 담당자들이 해왔던, 밀실에서 하는 것으로 인식되던 일을 공개적이고 분권화 해보자는 것이다. 지점인력 배치도 담당자 몇사람이 1000곳 지점, 1만7000명을 평가하고 배치하는게 어렵고 힘들다. 인력배치가 잘됐는지 검증하기도 쉽지 않다. '인공지능 기반의 알고리즘에 의한 영업점 배치와 이동'이란 인사 원칙을 전산화해서 알고리즘을 만들고 일고리즘에 기초해 인력배치를 하고 이를 사람이 점검해 원칙이 잘 적용되는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다.  아직 발령은 안났지만 지점 팀장, 팀원 인사에서 이런 알고리즘 베이스의 이동을 추진하려 한다."

◇ 금융고객을 위한 통신서비스

지난달(12월) KB국민은행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금융-통신 융합 서비스인 '리브모바일'의 성과도 궁금했다. 리브 모바일(Liiv M)은 통신사 네트워크를 빌려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MVNO)이고 알뜰폰으로 잘알려져 있다.

"리브M 성과는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계속 강조하는 이야기지만 리브M 가입자를 늘리는 게 목표가 아니다. 금융업이 수익정체에 있으니까 통신업이라도 해서 부수익을 올리자는 개념이 아니다. 금융을 더 잘하기 위해서는, 금융소비자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갖고 있는 고객 데이터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 우리 금융고객에게 더 스마트한 서비스를 하기 위해 융합하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사용하는 고객이 많아야 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고객이 늘어나고 최소한 3~6개월 정도 데이타가 쌓이면 이를 통해 더 좋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기존 통신사업자에 정상적인 요금을 낸다고 한다면 월 6만원 정도는 내야지 5G를 이용할 수 있다. 라이트한 요금제를 선택하더라도 6만원은 내야한다. KB국민은행의 고객이면 여기서부터 할인 혜택이 들어간다. 할인이 들어가면 반값정도에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가정아래 출발한 것이다. KB국민은행 고객이 아닌데 써달라 이런 생각은 없다. 통신서비스 하겠다는게 아니라는 의미다. 금융을 더 잘 하기 위해 MVNO서비스를 하는 것이다. KB국민은행 고객이 사용하시다보면 데이터가 쌓이면서 더 좋은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는 셈이다. 시간이 갈수록 고객이 느끼는 혜택도 커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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