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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산업 생태계는 서로가 보호해야 한다

  • 2020.06.01(월) 09:30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지도 꽤 오래되었다. 대구에서 대규모로 확산된 후 하향세가 관찰되던 확진자 추이가 이태원을 기점으로 또 다시 증가 중이다. 바이러스의 감염을 막기 위해 학교를 휴교하고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지만 한 두 명의 잘못이 불특정 다수에게 큰 피해를 준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으로 번지고 막대한 사회 및 경제적 손실을 불러온다.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맡은 바 책임을 다해야 한다. 소수의 무책임한 행동이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음을 이번 사태를 통해 알 수 있다.

보험 산업은 하나의 거대한 사회이자 생태계다. 보험료가 사고를 만나 보험금으로 전환되는 금융인 보험을 지탱하기 위해 보험사, 중개인, 수요층 등 다양한 주체가 긴밀하게 엮여 있다. 또한 민간 산업 영역이지만 사회 전체와 연결된다.

자동차보험이 없다면 물류 등 도로를 활용하는 모든 움직임이 멈춘다. 전 국민이 혜택을 누리는 공보험인 건강보험의 손해율과 재정은 실손의료보험과 밀접하게 연동된다. 적하보험이나 배상책임 그리고 화재보험이 없다면 수출입과 제조업 등 기반 산업의 안전한 활동이 저해된다. 보험사기 등은 사법행정의 손실과 더불어 선량한 보험 가입자 등에게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준다.

이처럼 보험 산업은 하나의 독립적 생태계를 이루면서 사회 및 다른 산업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는다. 개개인에게도 그리고 사회 전체로 살펴봐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지만 보험 산업에 대한 인식은 좋지 않다. 다른 금융과 비교 압도적으로 많은 사건 및 사고가 발생하고 관련 분쟁 및 소송도 끊이질 않는다.

보험 산업 내부에서도 이런 사회적 인식을 알고 있기에 보험사와 모든 중개 채널은 산업의 건전한 지속을 위해 감독기관과 함께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처럼 일부 잘못된 행동이 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친다.

우선 보험 산업의 근간은 보험사다. 보험회사가 상품을 만들지 않고 위험을 인수하지 않는다면 보험이 주는 효용을 누릴 수 없다. 하지만 종종 정당한 청구에 대해 보험금 지급을 부당하게 거절하거나 매출을 높이기 위해 판매채널에 대한 과도한 수수료 지급 또는 자체 감독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작성계약을 조장하거나 판매채널에 대한 부실한 상품교육 등의 문제는 고스란히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 물론 민간 기업이기에 영업이익이 중요한 것은 이해되지만 단기성과에만 집착한다면 보험 산업의 건전한 성장이 훼손된다.

보험사가 행하는 부당함에 민원을 제기하는 쪽은 수요층이다. 감독기관도 소비자 보호를 위해 보험사와 더불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불신은 금융 산업의 기초를 흔들고 수요층을 보호하지 못하면 산업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수의 선량한 수요층 사이에 일부 잘못된 행태가 관찰된다.

보험사기는 특별법으로 처벌되는 범죄지만 의도적인 경성보험사기 및 피해를 부풀리는 연성보험사기는 끊이질 않는다. 이런 잘못된 행태는 다수의 선량한 보험 소비자에게 보험료 인상이란 피해를 준다.

블랙 컨슈머 문제도 심각하다. 계약 전·후 알릴의무 등 스스로 이행해야 할 책임을 다하지 않은 채 무조건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민원을 제기하는 일도 흔하다. 중개인에게 특별이익을 제공할 것을 강요하거나 정당하게 체결된 계약을 상품설명 부실 등을 허위로 주장하며 품질보증환불 철회를 요청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선량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제도를 악의적으로 활용하는 행태는 계약 주체 간 상호 신뢰를 파괴한다.

보험사와 수요층을 연결하는 중개채널도 많은 문제를 품고 있다. 매출만 우선하여 의도적인 상품설명부실을 발생시키거나 자필서명 및 청약서와 약관전달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계약 전 알릴의무를 의도적으로 방해하거나 계약 후 알릴의무 관리를 소홀히 한다.

또 신계약을 위해 기존 계약을 무조건 해지한 부당승환도 빈번하다. 과도한 선물 등을 제공하여 중개 질서를 흐리거나 개인정보의 무단 수집 및 활용 등도 발생한다. 보험사기에 중개채널이 직접 개입하는 경우도 있다.

보험 산업은 사회적 존재 의미가 크다. 보험이 없는 일상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한 미래 위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사회적 제도 중 하나다. 하지만 보험 산업을 구성하는 각 주체의 일탈로 인해 보험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작은 잘못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일이 흔하기에 결국 산업 생태계 전체가 피해를 본다. 이는 마치 소수가 잘못하여 확산을 반복하는 코로나19와 유사하다.

기형도의 「안개」란 시(詩)는 개발 독재가 낳은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자연 현상에 빗댄다. 시는 "누구나 조금씩은 안개의 주식을 갖고 있다"란 구절을 통해 사회 문제에 모두가 잘못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한국 보험 산업은 눈부신 성장을 했다. 하지만 성숙기에 이르러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렵다. 이런 시기일수록 보험 생태계를 건전하게 유지하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를 탓할 것도 없이 보험 산업을 구성하는 모두가 부정적 인식에 대한 책임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나 하나쯤이 아닌 나부터 맡은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이 보험 생태계를 보호하는 일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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