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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의 보험 인사이트]보험설계사 '억대' 연봉의 허상

  • 2020.07.20(월) 09:30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영역에서 비대면이 활성화되고 있다. 보험 산업도 예외일 수 없는데 각종 SNS를 통해 본인을 홍보하는 설계사가 많아지고 있다. 설계사의 SNS 활용은 보험 상품을 제안하고 체결하기 위한 목적이 흔하다. 보상 사례 또는 신상품 소개 등을 통해 보험 가입 필요성과 상품 홍보를 위한 내용이 자주 보인다.

다양한 보험 관련 주제 중 눈에 띄는 것은 본인 소득을 증빙하고 '억대' 연봉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이는 신규 설계사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다. '나도 억대 연봉을 받고 있으니, 당신도 보험 설계사를 하면 고소득자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하지만 설계사가 받는 소득은 연봉으로 인식될 수 없다. 이들의 소득은 보험 상품을 설계하고 체결한 것에 대한 수수료이기 때문이다.

수수료는 정해진 기간에 확정된 소득이 아니다. 따라서 개인사업자의 '매출'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이 올바르다. 매출이 높은 달에는 수수료도 높고 매출이 내려가면 수수료도 낮아진다. 매출에서 중요한 것은 '비용'이다. 매출이 아무리 높더라도 비용을 많이 사용하면 이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익 = 매출 – 비용'이란 공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SNS에서 강조된 수수료 매출인 억대 연봉만 보고 설계사를 시작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흔하다.

실제 손해보험 및 생명보험의 13차월 신인 설계사 정착률은 매우 낮다. 정착률은 설계사를 시작하여 일정 매출을 올리는 설계사의 비율인데, 통계를 보면 30%대를 하회한다. 이는 10명의 새로운 설계사가 일을 시작하면, 1년 뒤 2~3명 정도만 살아남음을 의미한다. 이처럼 신인 설계사를 육성하여 정착시키는 것이 매우 어려움에도 보험사와 기존 설계사가 새로운 설계사 유치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한국 보험 산업이 설계사의 개별 인맥을 통해 성장했기 때문이다.

과거 생명보험사든 손해보험사든 전속 설계사에게 상품 설계의 독점권을 부여하여 시장을 통제하고 그들의 인맥을 활용하여 보험 상품을 중개했다. 보험 상품은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을 담보로 현재 소비를 강요하기에 누군가의 위험 환기가 없으면 자발적 가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보험 산업은 대면채널을 중심으로 성장했고 새로운 설계사의 유치는 곧 보험을 가입할 수 있는 고객 확보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새롭게 설계사를 시작할 사람을 구하는 일은 핵심적 사안으로 인식된다.

따라서 SNS에 억대 연봉을 강조하는 내용이 자주 목격된다. 하지만 강조된 내용의 본질은 수수료 매출로 비용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최근 신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주요 방법으로 고객 DB를 구입하여 활용하는 것이 유행이다. 매출 증대를 목적으로 하지만 비용도 증가하기에 잘못하다가는 이익이 낮아져 낭패를 볼 수 있다. 또한 DB를 통해 가망 고객을 만나도 무조건 계약 체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동일하게 보험료 대납이나 과도한 선물 요청에 응하는 것도 매출과 비용을 동시에 높이는 행위다. '보험업법' 제98조 특별이익의 제공 금지에 따르면 '체결 시부터 최초 1년간 납입되는 보험료의 100분의 10과 3만원 중 적은 금액'을 금품으로 제공할 수 없으며 보험료를 대신 납입해주는 행위도 불법이다. 하지만 매출만 높이기 위해 불법이 자행되면 결국 비용이 증가하여 이익이 하락한다. 단기 매출 성과에만 집중하면 잘못된 행위를 남발하고 이익이 낮아진다.

비용은 금액처럼 정량적으로 평가될 수 있는 항목 외 시간이나 노력 등도 포함된다. 가구당 보험 가입률이 98%가 넘어 시장이 포화된 상황에서 신인 설계사가 신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시간이나 노력 등 정성적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결국 이익을 낮추게 된다. 지인 위주의 계약 체결에서 벗어나는 전략으로 상가 등을 방문하는 개척영업을 권하지만 이는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 대비 효율이 매우 낮은 방법이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실업 급여 신청률이 급증하여 모든 대면채널이 신입 설계사를 유치하기 좋은 기회라 판단하고 있다. 실제 각 보험사와 GA(보험대리점) 마다 높은 수수료와 선물을 강조하며 설계사를 시작할 것을 권유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런 분위기에서 억대 연봉을 강조한 SNS 포스팅은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앞서 강조했듯 수수료 매출만을 보고 현혹되어 무턱대고 설계사를 시작했다가는 높은 비용으로 이익이 낮아 조기에 시장에서 퇴출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새롭게 시작한 설계사는 보통 6개월을 견딜 수 있다. 가족이나 친척 그리고 주변에 친한 지인이 계약 체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신계약을 체결하여 정착하기 위해서는 비용을 가린 수수료 매출에만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 지인 이외 가망 고객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제대로 교육시켜 줄 수 있는 조직인지, 보장 컨설팅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원 체계가 갖춰진 곳인지 등을 면밀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

모든 대면채널이 '성공'이란 단어를 강조하며 설계사로 진입하기를 고민하는 사람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정착률이 매우 낮은 상황에서 신인 설계사를 제대로 육성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몇 달 만에 설계사를 그만두는 비율이 높아지면 결국 관리자가 부재한 '고아 계약'이 급증한다. 이는 대면채널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급격하게 훼손시키는 주된 행위다. 계약을 이관받은 설계사가 이전 계약을 부정하고 자신의 수수료 매출을 위해 신계약을 강조하는 일탈이 근절되지 않는 근본 원인은 정착에 대한 고민 없이 대량으로 설계사를 모집하는 행위에 있다.

신인 설계사의 진짜 성장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면 보험 산업과 대면채널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억대 연봉이 아니라 매출 수수료와 함께 비용을 공개하여 실제 이익을 이해시키고 신입 설계사의 정착 방법에 대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대형 플랫폼이 보험 산업으로 진출하고 있다. 대면채널이 과거에 누렸던 독점 권력이 없어지는 시기에 해당 채널의 미래인 신입 설계사를 위한 보호가 없다면 절망적인 상황이다. 억대 연봉에 대한 잘못된 강조를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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