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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출발' 하나손보, 이젠 날아오를까

  • 2020.06.03(수) 10:53

적자행진 하나손보, 실적부진 끊어야
차·여행·디지털 집중…체질개선 과제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1일 더케이손해보험의 사명을 하나손해보험으로 바꾸고 새출발을 알린 가운데 이번 인수 효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의 업황부진으로 가시적인 실적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금융지주사에 편입된 만큼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해 체질개선에 성공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있다.

◇ '보험사 인수=이익증가' 공식 안통할듯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연이어 보험사들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이유는 단기적인 실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한금융은 오렌지라이프 편입을 통해 실적을 크게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한 가족이 된 첫해인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는 신한금융에 1736억원의 순이익을 안겨줬고 올해 1분기에도 59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푸르덴셜생명의 경우 지난해 1408억원의 순익을 올린 점을 고려하면 KB금융으로 편입이 완료되면 KB금융 역시 순이익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분기는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순이익이 50억원에 그쳤으나 여전히 흑자기조는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하나손보의 사정은 다르다. 하나손보의 전신인 더케이손보는 2017년 58억7000만원의 순이익을 올렸지만 2018년 105억원 손실을 낸 뒤 지난해는 손실액이 455억원으로 더 커졌다. 올해 1분기에도 8억6000만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자회사 편입으로 인한 당장의 순이익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 수익성·건전성 지표도 '흐림'

미래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각종 수익성 지표와 건전성 지표도 좋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하나손보의 손해율은 95.66%로 전년동기(91.83%)보다 3.83%포인트 올랐다. 손해율은 손보사의 가장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 중 하나다.

보험가입자로부터 받은 돈을 얼마나 잘 운용해서 수익을 내는지 가늠할 수 있는 운용자산이익률 역시 업계 하위권이다. 지난해 말 이 회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1.39%로 손보업계 평균 3.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밖에 총자산수익률(ROA), 자기자본이익률(ROE), 지급여력비율(RBC)도 업계 평균을 밑돌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더케이손보는 교직원공제회가 지분을 쥐고 있었기 때문에 교직원이라는 충성고객층은 확실했으나 최근 몇년새 이 외 상황이 안좋았다"며 "전체적인 체질개선 없이는 하나금융 14개 자회사 중 '아픈 손가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의 보험 종목 영향. 표=보험연구원 제공

◇ 차·여행 중심 재편…코로나 영향권

일단 하나금융이 그린 청사진은 자동차와 여행이다. 하나손보의 전신인 더케이손보의 강점으로 꼽혔던 자동차 보험을 중심으로 여행자, 레저, 특화보험 위주로 재편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코로나19 여파로 해당 상품 판매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홍민지 보험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이 신차 구매자 및 보험가입자 유입을 제한할 것"이라며 "다만 자동차 운행 감소로 사고율 또한 줄어들어 단기적으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장성과 수익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행자 보험의 경우도 이동제한과 도시봉쇄 등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둔화될 것으로 홍 연구원은 설명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 역시 "자동차, 여행, 레저, 특화보험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겠다고는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쉽게 경영정상화를 시키기 어렵다"면서 "애초에 하나손보가 종합손해보험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인수했을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장기보험, 연금성 보험 등도 적극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하나손보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상품에 주력할 것인지 외에도 자산을 어떻게 운용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노하우를 하나금융이 주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만만찮은 디지털…계열사 시너지로 극복 

하나금융이 하나손보를 출범하면서 가장 강조한 부분은 디지털이다. 권태균 하나손보 사장은 출범식에서 "대한민국 손해보험을 디지털로 손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체적인 영업 전략으로 택한 '디지털 보험'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에 맞춰 성장세가 증가하겠지만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화, SK텔레콤,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등이 힘을 모아 세운 디지털 손해보험사 캐롯손해보험이 출범한 이후 디지털 보험사 설립에 대한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손해보험사 출범을 준비 중이며 라이나생명의 모기업인 미국 시그나그룹은 국내 디지털 손해보험사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디지털 손보사로 출범하겠다고는 했지만 완전 디지털화를 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나금융과 하나손보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영업망을 모두 활용해 영업기반을 다질 계획"이라며 "지난 3월부터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경영정상화에 나서는 등 체질개선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나금융의 지원 아래 계열사간 시너지가 발휘되면 하나손보의 재무건전성뿐 아니라 고객에게도 새로운 금융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룹 차원에서 전 금융업권으로 사업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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