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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줍줍]제주항공이 주식수를 늘린대!

  • 2020.07.03(금) 09:00

제주항공, 직원 월급·채무상환 위한 유상증자 진행중
지금 당장 월급·기름값도 없어 단기차입하는 상황
주가 하락으로 유상증자 규모 줄어들 가능성 높아

코로나19로 사실상 해외여행 금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바로 항공업계죠. 대형항공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저비용항공사(LCC)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이 와중에 지난 5월 제주항공은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유상증자: 주식을 더 찍어내 주주들에게 팔아서 현금을 확보하는 방법

이번 제주항공의 유상증자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단점이 있어요.

☞ 장점 기업은 좋아한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채권을 발행하면 이자를 물어야하지만 유상증자는 이자부담없이 재무구조를 튼튼히 할 수 있음

☞ 단점 기존 주주들은 울상. 'ㅠㅠ' 새로운 주식이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식의 희소가치가 떨어지기 때문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이 기업의 새로운 투자로 이어진다면 주가 상승 가능성. 그러나 새로운 투자여력은커녕 당장 쓸 돈도 부족하다면 주가상승의 기대를 품는 건 NO!

#제주항공 "직원들 월급 줘야 해요 ㅠㅠ"

제주항공은 이번 유상증자로 새로운 주식 1214만2857주를 더 찍어내기로 했어요. 이는 기존 전체발행주식(2635만6758주)의 46%에 육박해요. 기존 주식의 절반 가까이를 새로 찍어내는 거니깐 희소성은 많이 떨어질 수 있어요.  

제주항공의 유상증자 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말이 좀 어려운데 한 마디로 기존 주주에게 먼저 제주항공의 새 주식을 살 권리를 주고 남은 주식은 일반인에게도 팔겠다는 뜻!

아무튼 제주항공은 주식을 더 찍어 마련할 돈(1700억원)으로 월급과 기름값 등 운영자금을 확보(522억원)하고, 나머지는 빌린 돈을 갚는데 사용(1178억원)할 예정이라고 밝혔어요.

<제주항공의 구체적인 현금 소비계획>

*직원들 월급 주기(인건비)

*비행기 기름 값(유류대금)

*산업은행과 한국투자증권에 빌린 돈 갚기

*항공기 빌린 돈 갚기(리스부채 상환)

제주항공은 지금까지 벌어놓은 돈으로 직원들의 인건비와 항공기 기름값을 주기 벅찬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번 유상증자를 주선해준 한국투자증권에게 우선 500억원을 빌려서 6~7월분 인건비와 기름값을 충당하고 있어요. 7월말에 유상증자 자금이 들어오면 500억원을 갚을 예정이에요.

#제주항공 주식, 얼마면 사겠어

그럼 새로 찍어낼 제주항공의 주식은 얼마일까요?

유상증자를 결정할 때는 '시세'를 감안해서 계획을 세우는 게 먼저예요. 이를 예정발행가액이라고 하는데요. 얼마로 할 건지는 기업 자율에 맡기고 있지만 나름의 (rule)은 있답니다.

먼저 기준주가를 정해야 해요. 1개월, 1주일, 최근일 주가까지 감안해요. 새로운 주식가격의 기준이 되는 값이에요. 기준주가를 정하고 나면 할인율을 적용해요. 여기에 추가로 증자비율과 할인율을 곱한 값으로 나눠 계산해주는데요. 이건 넘 복잡하니 패스하기로.

어쨌든 제주항공은 이번에 주식을 새로 발행하면서 '20%'의 할인율을 적용하기로 했어요.

유상증자에 할인율 개념이 들어가는 이유는 기존 시세와 똑같은 금액으로 팔면 주주들이 증권시장에서 제주항공 주식을 사면되지 굳이 불편하게 유상증자에 참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죠. 보통 증자 이후에도 주가가 오를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할인율이 낮고 반대의 경우 할인율이 높아요. 인기 많은 제품은 비싸게 팔리고 인기 없는 제품은 싼 가격에 파는 원리.

이런 과정을 거쳐 제주항공이 결정한 예정발행가액은 1주당 14000.

그럼 이제 1만4000원에 제주항공의 새로운 주식 살 수 있는 거냐고요? NO.

주식의 시세는 수시로 변해요. 만약 제주항공의 주가가 1만4000원보다 더 떨어지면 주주들이 아무도 증자에 참여하지 않겠죠. 주식시장에서 사면 되니까요.

반대로 1만4000원보다 더 높아진다면 제주항공이 너무 헐값에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는 셈이 되죠. 따라서 주주들이 실제 청약하기 직전까지 시세를 감안해 발행가액을 여러 차례 조정해요.

#주가 떨어진 제주항공현금 확보 위기

코로나19로 불안정한 항공업계 주가가 제주항공의 발목도 잡았네요.

제주항공 주가가 계속 내려가면서 유상증자 발행가격도 덩달아 내려갈 수밖에 없겠죠. 제주항공의 기준주가는 애초 주당 19085이었지만 현재 가격조정을 거쳐 주당 17800으로 내려가 버렸어요.

기준주가가 내려가면서 1주당 발행가격도 1400013050으로 떨어졌어요. 이로 인해 제주항공이 유상증자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 총액도 기존 1700억원 1585억원으로 줄었어요.

다행히(?) 최종발행가액을 결정하기까지 한 번의 가격 조정기회가 더 남아 있지만 애초 계획인 1700억원은 물 건너갔고, 1585억원 이상으로 자금을 모으긴 어려워졌어요. 왜냐하면 제주항공은 오는 7월말 2차 발행가액을 산정한 뒤 1차 발행가액(13050)과 비교해 둘 중 낮은 금액으로 최종발행가액을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이에요.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도 진행 중이었다가 현재 잠정 보류한 상황이에요. 그래서 이번 유상증자로 제주항공은 잠시 숨통은 트이겠지만 직원들 월급도 못 주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인수를 포기할 경우 더 큰 어려움에 처할 수밖에 없겠죠.

[The 줍줍] 

#LCC "...돈 필요해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뿐만 경영난에 처한 다른 LCC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현금 확보에 열심!

티웨이항공

지난 5일 유상증자 발표. 2500만주를 더 찍어내기로 결정. 기존 전체 티웨이항공 주식(4677만7339주)의 54%에 해당하는 규모인데요. 티웨이항공도 항공기 리스료. 유류비, 운영비 등에 사용하겠다고 해요.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하락하면서 제주항공처럼 유상증자로 확보할 자금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에어서울

지난 3월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100억원을 빌리기로 결정. 6월에는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추가로 300억원을 더 빌려오기로 했어요. 총 규모는 400억원. 당연히 모회사라고 그냥 꿔주는 거 아니고, 이자(4.6%) 내고 나중에 갚아야 할 돈이에요.

다만 에어서울은 일단 빌리는 금액의 한도만 정해놓고 내년 2021년 1월까지 단계적으로 필요할 때마다 아시아나항공에게 돈을 빌리기로 했어요.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 개념!

진에어

지난 3월 금융기관으로부터 300억원을 빌린다고 발표. 진에어는 자금유동성 확보가 돈을 빌리는 이유라고 밝혔는데 결국 다른 항공사처럼 현금이 부족하거나 향후 현금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미리 현금을 확보하겠다는 뜻.

에어부산

최대주주 아시아나항공을 상대로 5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어요. 아시아나항공이 열일하네요. 본인들도 어려운데. 그런데 전환사채는 뭐냐고요?

전환사채: 일반채권처럼 이자율과 만기가 정해져있으면서, 일정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어있는 채권

에어부산 역시 운영자금 조달(돈 필요해요...)을 위해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 했답니다. ㅠㅠ 전환사채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알아보기로 해요.

이곳저곳에서 현금을 확보하려는 LCC들의 모습을 보니 정말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피부로 와 닿는 순간이네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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