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인구 1500만명 시대’. 우리나라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을 기르는 셈이다. 펫(Pet)산업의 성장과 맞물려 수의사의 ‘몸값’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전문직이라는 메리트까지 얹어진 수의사의 인기는 대학입시에서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수의대가 의대, 치의대, 한의대 등 의학계열에 준해 ‘의치한수’로 불릴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이유다.
다만 입시 환경이 예년과 100%의 싱크로율을 보일리 없다. 2021학년 수의대 정시에서도 적잖은 대학에서 모집인원에 변화를 줬다. 무엇보다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의 첫 수시·정시 분할모집이 변수다.
2021학년 수의대 정시 모집인원(정원내)은 10개 대학 총 182명이다. 전체 정원(495명)의 36.7%를 차지한다. 2020학년(178명․35.8%)과 비교하면 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다. 인원은 4명, 비율로는 0.9%p 증가했을 뿐이다.
대학별로 뜯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수시와 정시 간에 인원 조정을 한 대학들이 더러 있다는 뜻이다. 7개 대학이 포진한 가군에서 변화가 이뤄졌다. 모집인원이 1년 전(124명)에 비해 4명 늘어난 127명으로 전체의 3분의 2가 넘은 69.78%를 차지하는 모집군이다. 수의학과 최상위 대학인 서울대가 진원지다.
서울대는 2021학년 입학정원 3198명 중 751명(23.5%)을 정시로 뽑는다. 1년 전(684명·21.5%)보다 67명(2.0p) 확대했다. 교육부 지침 ‘2022학년 정시 30%, 2023학년 40% 이상’에 맞춰 미리 늘려놓는 성격이다.
이렇다 보니 예년에는 이월인원이 없는 한 수시로만 선발했던 학과 중에 4개 학과는 올해 처음으로 수시·정시 분할모집을 실시한다. 수의예과도 걔 중 하나다. 정원 40명 중 6명을 정시로 뽑는다.
수의대 중 유일한 사립대이자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건국대가 1명(41명→40명), 경상대가 2명(7명→5명) 줄었다. 충남대는 1명(20명→21명) 늘었다. 이외 충북대(22명), 경북대(19명), 강원대(15명)는 인원 변동이 없다.
나군은 전북대(18명), 전남대(16명) 등 호남권 2개 대학이 속한 모집군이다. 도합 34명(18.7%)이다. 다군은 제주대가 유일하며 21명(11.5%)을 모집한다. 나군, 다군 모두 전년과 동일한 수치다.
수의대 10개 대학의 수시이월인원은 대략 10%선이다. 2016학년(이하 최초인원 257명) 27명, 2017학년(232명) 24명, 2018학년(201명) 26명, 2019학년(195명) 22명에 이어 작년(178명)에는 20명이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왔다.
서울대에서 무려 8명의 수시결원이 발생했다. 전체 수시이월 인원의 40%로 10개 수의대 중 가장 많았다. 결국 서울대가 2021학년에 수시·정시 분할모집에 나선 것도 대량 수시이월에서 비롯된 것에 다름 아니다.
즉, 작년에 서울대는 정원 40명을 수시(지균 15명·일반 25명)로만 모집했지만 지균에서 미등록자가 8명이나 발생하자 올해는 아예 지균 인원을 6명(15명→9명) 축소해 정시로 옮겨버린 것이다.
서울대 외에 가군에서는 충북대 3명, 경북대·충남대 각각 2명, 강원대·경상대 각각 1명 등 도합 17명이 2020학년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됐다. 나군은 전북대 2명, 다군은 제주대 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