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 수의대 정시는 철저한 수능 싸움이다. 의대처럼 학생부를 반영하거나 면접을 치르는 대학은 10개 수의대 중 단 한 군데도 없다. 오로지 수능 성적만이 당락을 좌우한다.
10개 수의대 중 유일한 사립대이자 최대 인원을 모집하는 건국대의 전형 변경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수능(90%) 외에 학생부 교과를 10% 반영했던 건국대가 올해는 수능 100%로 선발키로 한 것.
수능 반영방법에 변화를 준 대학도 더러 있다. 경상대는 수능 점수 산출방식을 변경했다. 기존에는 수능영역별 배점 대비 지원자의 취득 표준점수를 반영했다. 2021학년에는 수능영역별 배점이 아닌 표준점수 전국 최고점 대비 자신의 표준점수로 계산한다. 응시영역의 전국 최고표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는 구조다.
수능반영지표는 건국대, 경북대, 서울대, 전북대 등 4개 대학이 표준점수와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한다. 경상대, 충남대, 충북대, 전남대 등은 표준점수다. 강원대와 제주대는 백분위를 사용한다.
경상대는 영어 등급별 변환 점수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에는 1~4등급까지 등급간 각 8점씩 차이를 뒀지만 2021학년에는 등급마다 5점씩 차이를 줘 영어의 영향력을 소폭 낮췄다.
수의예과가 ‘의치한’(의예·치의예·한의예)과 더불어 자연계열을 대표하는 학과이기 때문에 수의대 정시 또한 수학(가)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10개 대학 모두 수(가) 반영비율이 30% 이상이다. 충남대의 경우에는 무려 45%나 된다. 뒤를 이어 서울대와 전북대가 40%로 높은 가중치를 두고 있다.
과탐 또한 ‘물화생지’(물리·화학·생명과학·지구과학) 선택과목별로 난이도 편차가 있고, 최근 몇 년간 변별력 있게 출제됐기 때문에 수(가) 못지 않은 영향력을 갖고 있다. 과탐 반영비율 30%인 대학이 강원대, 건국대, 충남대, 충북대, 전북대 등 5개 대학이다.
수의대 정시에서 수(가) 및 과탐의 영향력이 크지만 그렇다고 국어를 허투루 볼 영역은 아니다. 서울대는 국어 비중이 33.3%로 과탐(26.7%) 보다 높다. 전북대도 30%를 차지한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2018학년 절대평가제로 전환된 이후 영향력이 줄기는 했지만 무시할 수 없다. 제주대는 영어의 1등급(백분위 100점)과 2등급(95점)간의 차이가 5점인데다 반영비율이 30%나 되기 때문에 영어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전남대의 경우에도 10점(200점-190점) 차이가 난다.
수능 필수 응시영역인 한국사를 반영영역으로 활용하는 대학도 있다. 건국대다. 절대평가인 한국사의 등급별 반영점수를 5% 반영한다. 다만 1~4등급까지가 만점(200점)이어서 별 변수는 되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