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이 4연임에 도전한다. 하나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가 김 회장을 최종 후보군(숏 리스트)에 올리면서다.
하나금융은 15일 회추위 회의를 열고 김정태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부행장,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을 차기대표이사 회장 후보로 최종확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내부 출신 인사 3인, 외부 출신 인사 1인으로 후보군을 꾸린 만큼 유효경쟁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윤성복 회추위원장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숏 리스트를 확정했다"면서 "최종 후보군 선정에 있어 하나금융그룹의 조직 안정을 꾀하기 위한 후보들을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회추위가 조직안정을 강조한 건 사실상 김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룹의 2인자인 함영주 부회장은 최종후보군에 이름을 올렸으나 유력후보로 꼽혔던 이진국, 이은형 부회장을 비롯해 지성규 하나은행장은 숏 리스트에서 빠졌다.
함 부회장의 경우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이고 DLF(파생결합증권)사태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중징계를 받는 등 여러 법률적 리스크를 안고있다.
박성호 부행장은 1964년생으로 후보군 중 가장 젊지만 중량감이 떨어지고 박진회 행장은 외부출신이라는 게 약점이 될 수 있다.
결국 조직안정에 무게를 둔다면 김 회장이 차기 회장에 가장 가까이 있다는 얘기다.
김 회장이 연임을 한다면 임기는 1년 단임이 될 전망이다. 하나금융은 지배구조 내부규범 상 이사의 재임 연령을 만 70세까지로 제한하고 있다. 1952년 2월11일생으로 만 69세인 김정태 회장은 내년 2월 만 70세가 되기 때문에 1년 이상 임기를 연장하기는 쉽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과 견줘 경쟁력 있는 인물은 함영주 부회장 뿐인데, 현재 여러 소송이 진행중이라는 게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회추위가 조직안정을 강조한 만큼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