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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캐피탈, 생명 CPS 상환에 10년 부담 털었다

  • 2021.06.10(목) 11:23

2011년 6월 말 발행 후 10년만
시가 대비 3배 이상 가치로 상환
캐피탈도 계약 종료로 560억 부담

미래에셋생명이 10년 만에 30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상환에 나선다. 높은 배당을 지급해야 했던 고비용 자본구조 해소 목적으로 그간 부담을 함께 지고 있던 미래에셋캐피탈도 일부 비용을 감수하고 짐을 모두 털어버리게 됐다.

변재상(왼쪽)·김평규 미래에셋생명 대표/그래픽=비즈니스워치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9일 302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자기주식 취득을 결정하고 오는 30일 장외에서 직접 매수한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생명의 전환우선주 상환은 발행 후 10년 만이다. 전환우선주는 다른 종류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우선주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영권 보호 장치 형태로 우호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발행되는데 풋옵션 등 조건이 붙으면서 상환을 해야 하는 부채 성격으로 간주된다. 

미래에셋생명은 2011년 6월 당시 프리 기업공개(IPO) 성격으로 상환전환우선주(RCPS) 1000억원과 전환우선주 3000억원을 주당 1만4200원에 발행했다. RCPS의 경우 만기상환일인 2016년 6월 30일 전액 상환해 소각했고 전환우선주는 계속 투자자가 보유해왔다.

당시 주주계약에서 미래에셋캐피탈은 풋옵션 행사 시 전환우선주 발행금액에 연 8% 수익률을 보장하는 수준에서 주식을 매입할 의무를 보유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을 15.59% 보유하며 미래에셋증권(22.01%)에 이은 2대 주주다. 

이후 계약변경에 따라 보장이율이 연 3.7%까지 낮아졌지만 투자금액은 기존 원금에 투자보장 수익이 더해지면서 3569억원으로 늘었고, 풋옵션에 더해 향후 투자자가 주식 양도 시 미래에셋캐피탈이 우선매수권을 보유하는 식으로 최근까지 계약이 유지됐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실적이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고배당을 제공해야 하는 부담이 지속됐음은 물론이다. 그동안 미래에셋생명은 연간 150억원 규모의 배당을 지급해왔다.

10년간 이어진 계약은 이달 말 만기가 다시 돌아왔고 미래에셋생명은 자기주식 취득 형태로 상환을 결정했다. 외부평가기관의 주식가치 평가를 통해 산정된 전환우선주 전환 가격은 주당 1만4286원으로 미래에셋생명의 전날(9일) 종가인 4290원의 3배가 넘는다. 

미래에셋캐피탈도 3569억원 가운데 미래에셋생명이 자기주식으로 취득하는 기존 발행가액 3000억을 제외한 570억원가량의 금액을 지급하고 풋옵션 계약 등을 해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그간 미래에셋캐피탈이 지고 있던 부담도 사라지게 됐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캐피탈이 부담하는 금액이 크지 않은 데다, 그간 풋옵션 등 파생상품 계약이 신용등급 평가 시 재무부담으로 지목됐는데 규제 리스크와 함께 이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한동안 캐피털사보다는 미래에셋그룹의 실질적 지주사로서 부각됐고 과거 자기자본이 크지 않아 자기자본 대비 계열사 주식 장부가격인 이중레버리지 비율 하락 부담으로 상환 환경이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최근 자기자본이 2조원 대로 뛰고 지난해 3866억원의 순익을 거두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지속하면서 관련 비용을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는 평가다. 

한편, 미래에셋생명은 상환된 전환주 2112만6760주를 기타주식으로 6개월 이상 보유할 예정이다. 취득 전 보유 주식은 보통주 23.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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