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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조·중간배당에도 은행주 주춤거리는 이유

  • 2021.07.26(월) 14:14

일부 선반영돼, 하반기 지속 여부 물음표
카뱅 상장, 우리금융 블록딜 등 수급부담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이 호실적을 쏟아내고 중간배당 희소식까지 안기고 있지만 은행주 주가는 주춤하는 모양새다. 그간 호재가 일부 선반영된 데다 내달 초 예정된 카카오뱅크 상장이 당장은 수급 쏠림과 대기로 이어지며 은행주 전반에 힘을 싣지 못하고 있다. 

우리금융 등 일부는 자체적인 수급 부담이 예상되는 데다 최근 은행 실적을 이끌어온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상승 등이 지속될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우리금융을 필두로 금융지주들의 호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금융은 1조4000억원이 넘는 순익으로 작년 1년치를 반년에 벌어들였고 하나금융도 1조7000억원대의 반기 순익으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KB금융 또한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 살짝 줄어들긴 했지만 상반기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순익으로 역대급 실적을 과시했다. 이번주에는 기업은행과 신한지주, 지방금융지주들이 잇따라 반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으로 금융주들의 릴레이 실적 잔치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4대 금융지주들의 경우 지난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배당제한 조치가 풀림에 따라 중간배당에 나서면서 주주환원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현재까지 KB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이 모두 중간배당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혔고 27일 신한지주도 실적 발표와 함께 중간배당에 나설 전망이다.

이처럼 금융지주들이 긍정적인 호재를 쏟아내고 있지만 은행주 전반은 5~6월 사이 고점을 찍고 힘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만 해도 주초 반등을 시도했던 은행주는 주간 단위로는 0.6% 내리며 소폭 하락세를 기록했다. 1분기 실적발표 당시 대규모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이 순매도 흐름을 이어간 탓이다.

개별 금융지주사 별로도 최근 연중 고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이다. KB금융은 지난 5월11일 6만원 가까이 치솟은 후 최근 5만원대 초반으로 후퇴했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도 6월초 연중 최고치를 찍은 후 내려온 상태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말까지 고점을 꾸준히 높여오다 최근 주가가 주춤하는 양상이다. 

여기에는 지난주 코로나 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증시 전반이 숨고르기한 여파도 있지만 은행주 전반들을 둘러싼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실적과 중간배당 기대감이 꾸준히 선반영된 데다 이런 흐름이 하반기 이어질지 확인하려는 분위기도 포착된다. 최근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상승 전망으로 금리가 올랐지만 잠시 관련 기대감이 꺾이면서 은행들의 실적 호전을 이끌었던 금리 오름세도 주춤하고 있는 것이다. 

상반기 금융지주들의 호실적에는 비은행 부문의 견조한 실적과 함께 은행을 중심으로 한 순이자마진(NIM) 상승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하반기의 경우 작년 상반기 대비 NIM 상승 기저 효과가 사라지는데다 금리 상승폭이 제한되며 NIM 상승폭 또한 줄어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주 하나금융은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로 인한 정기예금 금리 리프라이싱 효과가 상반기까지 반영됐고 하반기에는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완화 종료 등으로 NIM 관리가 어려워 상반기 NIM 수준을 유지하는 선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더해 내달 초 예정된 카카오뱅크 상장 등 수급 요인도 은행주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는 이날(26일)부터 이틀간 일반 공모에 들어갈 예정으로 8월 초 상장을 앞두고 있다. 최근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도 기관들 사이에서 최대 수요가 몰린데 이어 일반 공모에서도 사상 최대 청약증거금 신화를 다시 쓸지 주목받고 있는 상태다.

그러면서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로 은행주 신규 투자 자금이 몰리면 다른 은행주들이 당분간 소외될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외국인이 최근 은행주를 매도한 것도 카카오뱅크 물량을 일정 부분 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우리금융의 과점주주였던 동양생명이 우리금융 보유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함에 따라 우리금융에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동양생명은 지난 23일 장 시작전 우리금융 지분 3.7%(2700만주)를 블록딜로 처분한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전체 매각 지분 중 해외 투자자 인수 비중이 90~95%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단기 헤지펀드 물량도 상당하다"라며 "물량 소화 전까지는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수요 예측 상황을 고려할 때 은행주 수급 우려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4분기 중 은행주 랠리가 다시 강하게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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