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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금융의 품격]①실적으로 증명된 존재감

  • 2021.08.04(수) 06:50

3대 지방금융 상반기 순익 총합 1조 돌파
은행·비은행 합작품, 하반기도 유리한 여건

태생적 한계로 조연에 머물렀던 지방금융지주들이 화려하게 비상하고 있다. 부단한 노력에 긍정적인 업황이 더해지며 올 상반기 실적 존재감을 제대로 과시했다.  

다져진 내실로 넉넉한 배당 기대감을 키우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화려한 백조로 거듭나는 모습이다. 다만 금융업계 전반이 어느 때보다 변화의 소용돌이가 거센 만큼 이를 잘 헤쳐나가느냐가 현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관건으로 지목된다.

(왼쪽부터) 김기홍 JB금융 회장, 김태오 DGB금융 회장, 김지완 BNK금융 회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올 상반기 금융지주사들은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실적 잔치를 벌였다. 지방금융지주도 예외가 아니다. 어느 한 곳도 사상 최대 실적 타이틀을 놓치지 않으며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BNK금융지주의 올 반기 순익은 4680억원(지배주주 기준),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각각 2788억원과 2794억원으로 3대 지방금융지주들의 상반기 순익 총합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모두 역대급 실적을 내놓은 덕분이다. 

지방금융의 경우 은행들이 여전히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 19에도 대출 성장이 양호했고 순이자마진(NIM)이 크게 개선되면서 이자이익을 끌어올렸다. 금융지주 전반의 NIM이 상반기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JB금융의 경우 NIM 상승폭이 10bp에 달하며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냈다.

비은행 부문의 감초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비은행 계열사 숫자가 많지 않음에도 금융지주 안에서 성장세가 두드러지며 든든한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것이다.

BNK금융은 캐피탈과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 자회사 실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올 상반기 자회사 이익 기여도가 44%에 달했다. DGB금융지주 역시 하이투자증권 인수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비은행 이익이 41.6%를 차지했다. 2017년 말 비은행 이익 기여도가 11%에 불과했던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 인수 직후 31%까지 뛴 후 확대를 지속 중이다. 자회사가 많이 부족한 JB금융도 캐피탈 부문의 이익이 크게 늘며 실적 기여도를 높여가고 있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더 주목할 점은 이 같은 흐름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우선 하반기 들어서는 작년 상반기 금리 인하에 따른 리프라이싱 효과가 마무리되면서 NIM 개선세가 올 상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춤할 수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기대다. 

여기에 지방금융의 경우 대형 은행 대비 규제 여파가 크지 않은 데다 대출이 지방 경기에 특화된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비은행 부문 호조 역시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향후 세를 더해갈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방은행들의 대손비용률이 시중은행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향후 실적 개선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높은 포트폴리오 구조상 기준금리 인상시 NIM 반등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례로 DGB금융의 경우 기업대출 가운데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95.4%에 달한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가운데 90%가량이 3개월과 12개월 국채와 은행채 금리에 연동돼 단기금리 상승이 NIM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도 "대형 은행지주에 대한 정부 규제 영향으로 지방은행지주의 규제 차익도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하반기에도 이에 따른 실적 개선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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