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국내 1호 금융지주로 출범한 우리금융지주가 사실상 완전 민영화에 성공했다. 1998년 외환위기로 공적자금 투입 후 23년 만이다.
유진그룹 계열 사모펀드(PEF)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유진PE)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4%를 인수, 사외이사 추천권을 확보하면서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는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각 낙찰자 결정(안)' 의결을 거쳐 낙찰자 5개사를 최종 선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유진PE(4%)를 비롯해 KTB자산운용(2.3%), 얼라인파트너스컨소시엄(1%), 두나무(1%), 우리금융지주 우리사주조합(1%)이 지분 낙찰자로 선정됐다. 다만 4% 이상 투자자에 한해서만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키로 해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받은 낙찰자는 유진PE 1곳이다.
총 매각물량은 기존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15.13% 가운데 9.3%로, 모든 낙찰자들의 입찰 가격은 1만3000원을 초과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난 9월 9일 우리금융 잔여지분 매각 공고 당시 예정했던 최대 매각 물량 10%에 근접한 물량을 당시 주가인 1만800원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에 매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월 블록세일 주당 가격(1만335원)과 소위 원금회수주가(9월9일 기준 1만2056원)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번 매각을 통해 공적자금 약 8977억원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이 완료되면 우리금융에 투입된 12조8000억원 가운데 96.6%에 달하는 12조3000억원이 회수될 전망이다. 향후 잔여지분 5.8%를 1만193원 이상으로만 매각하면 전액 회수가 가능해진다.
당국은 그간 투입된 공적자금 대부분을 회수할 수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또 이번 매각으로 예보가 아닌 민간주주가 우리금융 취대주주로 자리매김해 완전민영화를 이루게 된 만큼 정부 소유 금융지주라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사라져 잔여지분 매각 시 추가이익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이사회 구성은 기존 과점주주 중심의 지배구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을 포함해 새로 추가된 과점주주인 유진PE 추천 사외이사와 현재 과점주주인 노비스1호 유한회사(IMM PE), 푸본생명,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의 추천 사외이사를 합쳐 총 8명으로 구성된다.
이번 매각으로 대주주 자리에서 물러나는 예보는 우리사주조합(9.8%), 국민연금(9.42%)에 이어 3대 주주가 된다. 우리사주조합과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추천 권한이 없고 예보의 비상임이사 선임권도 현 이사의 임기만료인 내년 3월 이후 상실된다.
예보는 다음달 9일까지 대금 수령 및 주식 양도 절차를 마무리해 매각 절차를 종결할 계획이다. 유진PE가 추천한 사외이사는 내년 1월에 개최될 임시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