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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코앞…'보은·낙하산' 떠오르는 국책은행 수장들 거취는

  • 2021.12.02(목) 06:55

[2022 금융지주 지배구조]기업은행,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대선 때마다 국책은행에 선심성 보은인사
친정부 성향 윤종원·이동걸 교체가능성 커
성과 보여준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자리지킬까

20대 대통령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책은행 수장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간 국책은행 수장들은 새로운 정권이 수립되면 새로운 인사가 오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이번 대선 이후에도 국책은행 수장들이 임기를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여당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된다면 국책은행 수장들이 남은 임기를 채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등 야권 인사가 당선된다면 국책은행 수장들의 거취 역시 불투명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 출신 윤종원…임기 채울 수 있을까

2020년 1월 기업은행장 자리에 오른 윤종원 행장(사진)의 임기는 2022년 12월 종료된다. 아직 임기 종료까지는 1년가량이 남은 셈이다. 하지만 남은 임기를 온전히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장 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지분을 59.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국책은행이다. 은행장의 임명 역시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이다. 민간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은행업을 펼치고 있지만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얘기다. 

특히 기업은행장은 친정부 인사가 임명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 논란이 가장 크게 불거지기도 한다.

윤종원 행장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낸 경력 탓에 취임 당시부터 낙하산 논란이 있었다. 노조가 윤종원 행장의 취임을 반대하면서 출근 저지에 나서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낙하산 인사가 아닌 전문성을 지닌 인사라고 해명했지만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로 입성하는 데에는 27일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윤 행장은 취임 이후 정부 방침에 따른 금융정책을 적극 펼쳤다.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 확대, 코로나19 지원, 적극적인 뉴딜 펀드 판매 등을 이끌었다. 정부의 정책 맞춤형 경영전략을 펼친 것이다. 

그러면서도 기업은행의 수익성 또한 놓치지 않았다. 그가 취임한 이후 기업은행의 순익은 줄곧 상승세를 나타냈다. 올해 3분기까지 기업은행의 순익은 1조82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8%늘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내홍도 많았다. 취임 일성으로 노조와 약속한 노조추천사외이사제를 좀처럼 추진하지 못했고 디스커버리 펀드와 관련해서는 금융감독원의 배상권고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피해자들과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기업은행 스포츠 구단인 IBK여자배구단의 내홍사태에 윤종원 행장의 책임론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당국 관계자는 "기업은행장의 경우 보은인사가 많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며 "윤종원 행장이 기업은행을 잘 이끌긴 했지만 내홍도 많았기 때문에 이재명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교체 가능성이 커 보이며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당연하게 임기를 마치지 못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숙제 많은 이동걸…임기 끝까지 마칠 수 있을까

현재 금융권은 물론 국내 경제의 다양한 문제를 떠안고 있는 산업은행 수장의 거취도 대선 이후에는 불투명 하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산업은행 회장의 경우도 금융위원장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만큼 대선 결과에 따라 이동걸 회장(사진)의 거취 역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동걸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산업은행 회장 자리에 올랐고 이를 바탕으로 오랜 기간 산업은행을 이끌고 있다. 전임 이동걸 회장(동명이인)이 취임한지 1년 반 만에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고, 현 이동걸 회장이 국민의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노무현 정부 시절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닌 경력 탓에 친정부 인사가 임명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어 한번의 임기를 끝내고 연임에 성공, 2023년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이동걸 회장은 그간 기업 구조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으로 현재까지 대우조선해양 매각, 한국 GM 정상화, 대우건설 매각, STX조선 경영정상화, 금호타이어 매각, 아시아나 항공 매각, 쌍용차 매각, 두산종공업 정상화 등의 기업 구조조정을 진두지휘 했다. 다만 일부 기업 M&A 과정에서 매수자와의 소통이 원할하지 않거나 특혜의혹이 불거졌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일단 임기가 2023년까지이고 남아있는 기업 구조조정 과제도 산적해 있지만, 그 역시 이러한 숙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리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당장 이동걸 회장은 여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연이어 해 오면서 정권이 교체된다면 자리에서 내려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국회 관계자는 "정권이 바뀔 경우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의 방향도 바뀔 가능성이 크고 급진적인 이동걸 회장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반대로 정권이 이어질 경우에는 그동안 뚝심을 보여줬고 정부 정책에도 크게 호응해왔기 때문에 임기를 보장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느냐"라고 귀띔했다.

2020년 신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승진 코스 수출입은행…보은인사 또 내려올까

또다른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 역시 대선 이후 수장이 바뀔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힌다. 현재 방문규 행장은 지난 2019년 취임해 임기가 1년정도 남아있지만 내년 3월 이후 자리에서 내려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분석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수출입은행장 자리가 최근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한 일종의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어서다. 2010년대 들어서만 살펴봐도 김용환 전 행장은 농협금융지주 회장, 최종구 전 행장과 은성수 전 행장은 금융위원장으로 영전한 바 있다.

일단 방문규 행장은 취임한 이후 코로나19라는 대형 불확실성 에도 불구하고 수출입은행의 역할인 수출기업 지원에 역량을 집중했다. 올해 연간 수출액이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배경에는 방문규 행장의 수출기업 지원 전략이 먹혀들어갔다는 평가다.

게다가 위드코로나로 접어들면서 하늘길이 열리자 연이어 해외 출장에 나서며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지난 6월에는 아랍에미리트로 날아가 아부다비 국영석유회사와 50억달러 규모의 금융협력 협약을 이끌어 냈다. 최근에는 그리스를 찾아 우리나라 기간산업인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직접 어필하기도 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최근 수출입은행장을 지낸 이후 더 높은 곳으로 영전하는 경우가 많아 수출입은행장 자리가 보은인사의 대표적인 자리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면서도 "다만 방문규 행장은 취임 이후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높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낸데다 친정부 성향도 그리 강하지 않아 임기는 지킬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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