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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만기 주담대? 약일까 독일까

  • 2022.05.19(목) 06:10

DSR 문턱 피하고 대출 가능금액 늘려
초기 부담 줄여 효율성 있을 듯…역차별 우려

높아진 대출문턱을 우회하는 금융 상품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는 청년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는 과정에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시 미래소득 반영을 활성화하는 것 뿐 아니라 주담대 만기를 획기적으로 늘린 대출상품 출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를 통해 DSR 규제는 유지하면서도 대출 가능금액을 늘려 주거사다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부담도 적잖다. 만기가 늘어나면서 부담해야 하는 총 이자금액이 늘어나고, 초장기 대출이라는 점에서 부실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여기에 정책금융이 청년층에 집중되면서 중장년층이 소외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주금공, 50년 만기 주담대 출시할까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40년 초과 주담대(모기지론) 상품 출시를 위한 내부 검토에 들어갔다. 지난해 출시한 40년 만기 주담대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으로 평가받자 이를 바탕으로 만기를 더 늘린 상품 필요성을 따져보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공약으로 주거사다리 복원을 공약했다. 이를 위해 국정과제에서 LTV(주택담보인정비율)을 70%로 완화하고, 청년과 생애최초 내 집 마련인 경우에는 80%까지 규제를 풀기로 했다.

하지만 DSR 문턱이 고민거리였다. 급증한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 DSR 규제는 풀기가 어려운 까닭이다. 실제 정부는 오는 7월로 예정된 DSR 40% 규제 대상을 총 대출액 1억원 초과로 강화하는 조치를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주택금융공사가 준비하고 있는 40년 초과 주담대는 이같은 규제를 피하는 대출 상품이다. 만기를 늘려 매달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를 줄이고, 이를 통해 대출 가능금액을 늘리는 방식이다.

가령 연봉 5000만원인 직장인이 만기 30년 주담대를 받을 경우 DSR 40%를 맞추려면 대출 가능금액은 3억5000만원 수준이다. 반면 만기를 50년으로 늘리면 4억3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최장 만기를 50년으로 할지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는 게 주택금융공사 입장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4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받는 만큼 40년 초과 상품 수요와 영향 등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며 "필요성이 있다고 결론이 나면 정부와 협의를 통해 조속히 출시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질 이자부담 증가하는데…

초장기 주담대 상품은 DSR 규제를 피해 대출 금액을 늘릴 수 있지만 동시에 총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늘어난다는 점이 부담이다.

앞선 사례에서 3억5000만원을 대출 받는다고 하면 30년 동안 부담해야 하는 이자는 2억5154만원 수준인데 반해 50년 만기로 대출을 받으면 총 내야 하는 이자는 4억5998만원에 달한다. 원금보다도 1억원 이상 이자를 더 내야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청년층들의 장래소득 증가를 예상해 초기보다 중간 시점에 돈을 더 많이 갚도록 하는 구조라면 이자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만기까지 총부담이자는 원금보다 많을 수도 있지만 이자는 장기간 내는 만큼 월 상환액이 줄면 부담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며 "소득이 적은 시기(청년 세대)에는 부담을 줄이고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갚도록 하고 중도 상환 등을 활용하면 청년층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은 화색…세대 역차별 지적도      

40년 초과 초장기 주담대 상품이 활성화되면 은행들 입장에선 반길 만하다. 올들어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과 금리 인상 기조 영향으로 대출 수요가 줄면서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당장은 지난 몇년간 증가한 원화대출과 금리 인상으로 은행의 이자수익 구조가 개선돼 실적 성장이 예상되지만 은행 입장에선 지속 성장을 위해 원화대출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주담대의 경우 주택이라는 확실한 담보가 존재하는 대출 상품이라 만기를 늘려도 은행들의 위험 부담은 크게 없다. 이와 함께 대출 차주의 총 이자액이 증가한다는 점은 반대로 은행에게는 이자 수익이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는 은행에게 가장 우량한 자산으로 집값이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면 만기와 상관없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윤 정부의 정책 금융 상품이 청년층에게 쏠리면서 세대간 역차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약가점제에 불리한 청년층 배려를 위해 특별공급 물량에 신혼부부와 생애최초 내 집 마련 등 청년 층 비중을 늘리면서 중장년층을 역차별 한다는 지적이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후에도 집값 불안 가능성이 남아있어 대출규제 완화 대상을 한정하는 등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라며 "청년에게만 지나치게 규제를 풀어줄 경우 금융상품 역차별 논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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