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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발리 카드"…혜자카드 또 사라졌다

  • 2022.05.27(금) 08:55

카드업계, 잇단 수수료율 인하에 비용 절감 나서
고객에 혜택 큰 '혜자카드' 단종 속출

"발리 카드여 안녕!"

최근 온라인 재테크 커뮤니티에는 '발리 카드'로 알려진 KB로블(ROVL) 카드의 단종을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이미 5년전 개인카드 발급이 종료됐는데, 오는 6월20일부터는 개인사업자를 비롯한 모든 법인카드의 신규·추가·갱신을 막겠다는 공지가 올라온 것이다. 신규발급이 중단된 개인카드의 재발급이나 갱신도 다음달 20일까지만 가능하다.

KB로블 카드는 연회비가 30만원으로 비싸지만, 국내외 항공권 하나를 결제하면 동반자 1인에 대한 왕복항공권을 제공해주는 혜택 덕에 각종 여행 커뮤니티에서 입소문을 탔다. 동남아에서 가장 먼 발리로 항공권을 예매하는 게 가장 유리해 발리 카드로 불렸다.

공교롭게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풍토병화) 기대감에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하는 시점에 나온 단종 선언에 불만이 크다. 개인카드는 신규발급이 안되지만 갱신이 가능해 항공권 예매 혜택을 기대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KB로블 카드는 포인트 또는 마일리지 적립이 강화된 '베브 파이브(BeV V) 카드'로 대체됐다"고 설명했다. 이 카드는 주말에 가맹 점포인트와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더 쌓아주는 '베브 파이브 포인트 카드'와 '베브 파이브 스카이패스 카드'로 나뉜다. 항공권 원 플러스 원(1+1) 혜택은 없어졌다.

앞서 이 회사는 '가온워킹업 카드', '해피포인트 플래티늄 S카드', 'KB국민 청춘대로 꿀쇼핑알파 카드' 등의 신규발급을 중단했다. 이들 카드 역시 고객에 주는 혜택이 큰 '혜자카드'로 꼽혔다.

현대카드는 디지털 러버(DIGITAL LOVER) 카드 카멜레온(Chameleon) 카드의 발급을 이날부터 중단했다.

디지털 러버 카드는 유뷰트, 넷플릭스, 멜론 등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하면 1만원을 할인해주고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시 5%를 청구할인 해주는 혜택을 자랑했다.

카멜레온 카드의 경우 자체 결제 능력은 없다. 대신 이름처럼 실시간으로 내가 쓸 현대카드를 앱을 통해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한 장의 카드로 현대카드의 여러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셈이라 눈길을 끌었다.

최근 자취를 감춘 카드는 이뿐만이 아니다. 신한카드는 올 2월 49종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고, 지난해말 결제금액중 1000원 미만 잔돈을 무제한으로 적립해 줬던 '더모아' 카드를 단종시켰다. NH농협카드는 올해 '레이디 다솜카드', 'NH올원카드' 등을 비롯해 총 4장의 카드를 줄였다.

높은 혜택을 줬던 카드들이 줄줄이 퇴장하고 있는 건 카드업계의 업황 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카드 이용금액이 늘어나고 있지만, 잇단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카드장기대출(카드론)이 포함되면서 대출 성장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계속된 기준금리 상향조정으로 카드사 판매상품의 원가인 카드채 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올해 카드 단종 러시가 더 빠르게 전개될 전망"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올해 1분기(1~3월) 카드사들이 일제히 전년동기대비 선방한 실적을 냈음에도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줄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5개 주요카드사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1년전보다 0.6%(33억원) 증가한 5957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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