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최근 급격한 금리상승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보험사들을 구제하기로 했다. 보험사들의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제도(LAT) 잉여액을 지급여력(RBC) 비율상 가용자본으로 인정해주는 게 골자다.
금융위원회는 9일 '보험업권 리스크 점검 간담회'를 열고 보험사들의 LAT상 잉여액의 40%를 RBC 규제상 가용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RBC는 요구자본 대비 가용자본의 비율로 보험사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쓰인다. 운영자산중 채권 비중이 높은 보험사 특성상 최근 시장금리 급등에 따른 대규모 채권평가손실로 RBC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3월말 기준 15개 생명보험사 평균 RBC는 179.7%로 3개월 전(222.3%)보다 42.6%포인트 급락했다.
RBC는 보험업법상 100%를 넘겨야 한다.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보험사들이 이미 권고치를 맞추지 못한 데다, 하반기 금리가 더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험사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금융당국은 LAT 잉여액(원가평가 보험 부채-LAT 보험부채 평가액)을 RBC 규제상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LAT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을 대비해 결산시점의 할인율 등을 반영한 시가평가 보험부채를 산출해 원가평가 부채보다 클 경우 그 차액만큼 추가 적립하도록 한 제도다. 보험사들은 보험부채를 금리확정형 유·무배당, 금리 연동형 유·무배당, 변액 등 5개로 구분한다. 현재 시점의 금리와 손해율, 유지율 등을 기준으로 반기마다 LAT를 평가한다.
현행은 금리상승시 자산(채권) 평가손실만 가용자본 감소로 반영해 RBC가 하락하는 구조다. 하지만 LAT 잉여액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하면 금리상승에 따른 실질 보험부채 감소분도 가용자본 증가로 반영돼 RBC 비율 하락을 완충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RBC 완충 방안은 규졍변경 예고, 금융위 의결 등을 거쳐 6월말 기준 RBC 산출시부터 적용될 예정"이라며 "앞으로 보험사들의 안정적인 재무건전성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