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은행에 손벌린 정부
올해 마지막까지 정부는 은행권에 희생을 강요했다. 은행들은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상황임에도 호실적을 내고 있는 만큼 수익 일부를 포기하고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을 짊어져 줄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은 2023년 한해 동안 취약차주에 한해 중도상환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기로 합의했다.
구체적으로 이들 은행은 신용등급 5구간 이하 저신용자(신용등급 하위 30%) 등의 신용대출, 전세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한다.
통상 은행은 대출계약을 맺을 때 만기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이자이익을 산정하기 때문에 만기 이전에 대출을 갚는 경우 이로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받아왔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연이어 상승하면서 가계의 이자부담이 커지고 있는만큼 있는 대출을 갚으려는 대출수요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정부는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내년 경기침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대출자 중에서도 취약차주들에게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를 통해 이들의 이자부담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은행들에게 피력해왔다.
이에 은행들은 대외적으로는 취약차주들의 고통분담과 기업의 사회적 활동 차원에서 이에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들어 정부와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은행의 영업활동에 제약을 거는 경우가 연이어 이어지고 있어 관치금융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리인상기임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에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하라고 요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지주 일제히 조직개편…디지털·위기관리에 방점
2023년을 맞아 주요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조직개편에 나섰다.
2023년을 맞이하는 주요 금융지주들은 공통적으로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년 경기상황에 대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KB금융지주는 허인, 이동철, 양종희 부회장과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담당하는 4개 비즈니스그룹 체제를 유지한다. 대신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위해 'NO.1 금융플랫폼' 지원 조직을 확대한다.
내년도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자산운용 역량 강화를 위해 'AM(Asset Management)부문'도 신설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지주의 경우 '3부회장' 체제를 유지한다. 먼저 박성호 하나은행장을 지주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그룹전략부문, 그룹디지털부문을 담당하게 했다. 그리고 그룹미래성장전략부문을 배치해 전사적인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다.
아울러 강성묵 부회장에게는 그룹개인금융부문, 그룹자산관리부문, 그룹CIB부문을 신설해 그룹의 시너지 창출을 주도하도록 했다. 이은형 부회장의 경우 그간 맡아왔던 글로벌사업과 함께 그룹브랜드부문도 맡기기로 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디지털경쟁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와 인공지능 사업 총괄 조직인 'DI(Data Intelligence)기획부'를 지주 디지털부문에 신설하기로 했다.
이외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인 은행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내부통제 강화에 방점을 찍은 조직개편을 공통적으로 시행했다. 올해 횡령 등 금융사고가 많았던 데다가 내년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자산운용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탈환 실패 우리은행, 국민연금공단은 잡았다
우리은행은 지난 27일 국민연금공단과 주거래은행 계약을 체결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8년부터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번에 계약이 만료됐지만 지난 5년간 안정적으로 주거래은행 업무를 수행해온 점을 인정받아 다시 한번 국민연금공단 주거래은행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세계 3대 글로벌 연기금이자 자산규모 1000조를 앞둔 국민연금공단의 미래 동반자로 긴밀한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 계약을 다시 따내면서 기관영업에서의 체면은 지켰다는 평가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9년까지 104년간 지방자치단체 최고 기관으로 꼽히는 서울시의 시금고를 담당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9년 신한은행에 제1금고 운영권을 빼앗겼고 제2금고만 운영해왔다. 올해 있었던 서울시 시금고 재선정에서는 제2금고 운영권마저 신한은행에 내주면서 자존심을 구긴 바 있다.
교보생명, 보험업계 최초 오픈뱅킹 서비스 제공
교보생명이 보험업계 최초로 '오픈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교보생명 앱에서는 은행, 증권사의 계좌 잔액과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교보생명 고객이 오픈뱅킹에 참여하면 교보생명의 보험 정보가 타 금융기관에 제공되는 대신 은행, 증권사 등의 정보를 제공받아 교보생명 앱에서 조회할 수 있는 방식이다. 반대로 타 금융기관 앱에서 교보생명의 보험가입 정보도 확인이 가능하다.
교보생명은 이번 은행, 증권계좌 잔액 조회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중 자사 앱을 통한 카드 및 선불충전금 정보 조회까지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 계좌간 간편송금 등 오픈뱅킹을 활용한 계좌이체 서비스도 단계적으로 가능토록 추진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오픈뱅킹 참여는 보험업계 최초로 오픈뱅킹을 통해 보험 정보를 제공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조회 서비스를 시작으로 향후 이체 서비스까지 제공하면 고객은 교보생명 앱을 통해 금융 전 영역에 걸친 유용한 정보를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객맞춤형 금융서비스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기견 지원에 진심인 DB손보
DB손해보험은 올해 서울시, 대구시, 창원시와 유기견 보험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각 지자체에서 시행중인 유기견 보험정책은 유기견의 입양률을 높이고 유기견의 질병·상해·안전사고에 대한 시민의 불안감 해소를 위해 시행중인 정책이다.
DB손해보험은 이 정책에 참여해 유기견 입양 가족을 대상으로 무료 보험가입신청을 받고 유기견의 질병, 상해 등으로 인한 치료비와 수술비로 보장한다.
아울러 유기견이 타인의 신체에 피해를 입히거나 타인의 반려동물에 손해를 입혀 부담하는 배상책임도 보장한다. 보험기간은 가입신청일로부터 1년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앞으로도 여러 지자체와 함께 유기견 입양률을 증대시키고 유기견 입양이 새로운 반려동물 돌봄문화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 핫&뉴'는 한 주간 선보인 새로운 금융상품과 은행·보험·카드 등 금융사들의 눈에 띄는 움직임을 간추린 비즈워치 경제부의 주말 코너입니다. [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