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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과거 성과 안주말아야…비은행 공략'

  • 2023.01.02(월) 08:49

"14개 자회사중 최고 있나" 자기성찰
M&A로 비은행·글로벌·디지털 강화 타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엄청난 규모의 자산과 매년 증가하는 이익을 바라보며 현실에 안도하고 있다"라며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일 내놓은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2023년 첫 메시지는 냉철한 자기성찰로 시작했다. 함영주 회장은 "하나금융그룹내 14개 자회사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는 몇 개나 될 것 같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잘 알고 있다"라며 "우리가 이뤄야 할 미션, 비전, 목표를 거창한 말이 아닌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올해 함 회장이 내건 목표는 '업의 영역 확장'이다. 금융당국이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밝히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비은행 부문의 M&A를 통해 '업'의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함 회장은 그 목표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을 꼽았다. 

이와 동시에 올해 주력과제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디지털 경쟁력 강화도 핵심 과제로 꼽았다.

함 회장은 "단순 투자 유망지역이 아닌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통해 글로벌 영토를 확장해야 한다"라며 "디지털은 손님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고 직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신년사 전문.

사랑하는 하나가족 여러분! 

2023년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나가족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 한 해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작년 한 해, 급격하게 상승한 금리와 치솟는 환율 등 불안정한 거시환경과 고유가로 대변되는 물가상승, 주식, 부동산을 비롯한 자산시장의 하락 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하나금융그룹의 '성장의 역사'는 계속되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으로 인한 동료의 빈자리를 묵묵하게 지켜준 영업 현장의 직원들부터, 1부리그 승격을 향해 몸을 사리지 않고 그라운드를 누빈 대전하나시티즌 선수들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준 모든 하나가족들 덕분에 또 다시 최고의 실적을 경신할 수 있었습니다. 다들 애쓰셨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룹의 ESG 경영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S&P Global이 발표한 '2022년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ESG 평가에서 은행산업 부문 전세계 1위를 달성하였습니다. 하나금융그룹의 지속가능경영 수준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정책들, 투명한 정보 공개활동 등 우리의 노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되어 무척이나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2023년, 많은 사람들이 위기를 말합니다. 강대국의 패권경쟁은 격화되고 있고, 글로벌시장의 자국우선주의는 공급망 교란, 기후 위기 등 산적한 과제를 더욱 난해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업의 본질적인 위기라 할 수 있는 각종 지표와 시장의 변동성 확대, 인플레이션의 심화와 경기침체 전망에서 파생된 건전성과 유동성 이슈까지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당면한 위기는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지는데 반해, 정작 우리는 별로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매번 심각한 위기를 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그룹은 지속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고, 이같은 인지부조화로 말미암아 우리는 애써 눈앞의 위기를 간과하고, 스스로를 과대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습니다.

1927년 국방장관 마지노의 주도로 프랑스는 9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독일과의 국경 350Km에 걸쳐 142개의 요새와 352개의 포대, 5천개가 넘는 벙커를 설치한 국경 방어선, 이른 바 '마지노선'을 구축합니다. 이곳은 2차대전 개전 후 9개월간 독일이 진격을 주저할 정도로, 당대 최고의 과학기술이 집약된 난공불락(難攻不落)의 요새였습니다.

때문에 프랑스 국민들은 마지노선이 전쟁의 포화에서 조국을 지켜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독일은 불가능이라 여겨진, 산림지대로 대규모 기갑부대를 이동시키는 혁신적인 전술로 마지노선을 우회하여 단, 6주만에 300만명의 육군을 보유한 프랑스를 항복시키고 맙니다.

대한민국 4대 금융그룹, 글로벌 선도 금융회사, 자산관리의 명가, 최우수 외국환은행 등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고, 엄청난 규모의 자산과 매년 증가하는 이익을 바라보며, 어쩌면 우리 마음 속에도 이미 '마지노선'이 자리잡아 풍전등화(風前燈火)의 현실에도 안도하고 있는지 모릅니다. 문제는, 앞서가는 경쟁자들 또한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하여 우리보다 훨씬 나은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금융그룹내 14개 자회사중 해당 업종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회사가 몇 개나 될까요?

우리만의 진정한 위기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는 과거의 성과에 안주하기 보다, 더 늦기 전에 보폭을 넓혀 더욱 빠른 속도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뤄야 할 미션, 나아가야 할 비전, 실행해야 할 전략적 목표를, 이제는 거창한 말이 아닌 직접적인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올 한 해는 이를 통해 위기 속에서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찾아 우리 업(業)의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야 합니다.

먼저, 우리 '업(業)의 경쟁력 강화' 입니다. 기업금융(IB), 외국환, 자산관리, 캐피탈, 신탁 등 우리가 잘하는 것을 전면에 내세워 강점을 극대화하고, 취약한 손님기반을 비롯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되, 보험,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의 M&A를 포함한 모빌리티,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의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두번째, '글로벌 위상 강화'입니다. 국내에서 잘 하고 있는 IB, 자금, 자산관리 등 우리만의 강점과 노하우가 명확한 분야를 기반으로, 해외로 진출하여 핵심사업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를 반영하여, 단순히 투자 유망지역이 아닌, 지역별, 업종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바탕으로 M&A와 디지털 금융을 통한 하나금융그룹의 글로벌 영토를 확장하여, 우리의 글로벌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금융 혁신'입니다. 혁신은 거창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디지털을 통해 손님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고, 직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개선하고 영업의 도구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부족한 지식과 기술력은 과감한 제휴와 투자를 통해 다양한 파트너쉽으로 보완하고, 가상자산, 메타버스 등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도전해야 할 것입니다. 

취임 일성으로, 하나금융그룹은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을 지향한다고 했습니다. 아마 많은 이들이 국내에서도 최고가 아닌데 어떻게 아시아 최고가 될 수 있냐고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 비웃었을 지 모릅니다. 우리는 지금 불가능한 꿈을 꾸고 있는 것일까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 확률 9%, 조별예선 직전 경기성적 1무 1패, 마지막 경기를 이겨도 16강 진출을 담보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 강호 포르투갈을 상대로 잘 싸웠지만 후반 45분까지 1:1 동점으로 모두가 낙담하고 있을 때, 우리의 광고 모델이기도한 손흥민 선수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남은 힘을 다해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 기적과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그렇습니다. 불가능은 없습니다. 해보지 않았을 뿐, 못 할 일은 없습니다. 이제 우리가 나설 차례입니다. 우리에게는 통합의 저력이 있습니다. 더 이상 출신, 성별, 업권의 구분은 무의미 합니다.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서로를 위한 희생과 배려를 통해 원하는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고야 마는 '하나

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진정한 '하나'가 될 2023년, ACT NOW! 후배들에게 물려줄 아시아 최고의 하나금융그룹을 향해 올 한 해도 하나가족 모두 다 함께 힘차게 뛰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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