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우리금융그룹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내정자 취임 전 지주 조직을 축소하고 회장 직속 '기업문화혁신 태스크포스(TF)'를 만드는 등 대대적인 '조직 쇄신'에 나선 것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차기 회장 선임 전 우리금융 지배구조와 관련해 날선 발언을 쏟아내던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관련기사: 이복현 "금융사 지배구조 투명하게" 또 일침(2월6일)
이 원장은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상생 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금융지주가 연말, 연초에 여러 이슈가 있었으나 새로운 회장,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개선, 지주 경쟁력 강화,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우리금융은 임 회장 내정자의 취임을 앞두고 회장 및 자회사 CEO 협의체로 구성된 '기업문화 혁신 TF'를 회장 직속으로 신설했다. 해당 TF 조직은 앞으로 인사·평가제도 개편, 내부통제 강화, 경영 승계프로그램 등 그룹 차원의 기업문화혁신 전략을 수립해 실행할 예정이다.
이 원장은 "개별 은행 지주들은 각각의 고유 이슈가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개선 방안에 대해 적절하다, 적절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건 조심스럽다"면서 "다만 우리금융지주가 여러 노력을 하고 있는 걸로 이해하고 있어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방향성 자체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 행정과 제도적 측면에서 지원해 드릴 수 있는 부분들은 지원해 드리려는 마음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TF도 강하게 규율하기보다는 당국이 선언적 기준을 정하고 기업들이 거기에 맞는 개별적 거버넌스를 마련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이 제도 개선 TF를 가동해 신규 은행을 진입시켜 시중은행의 경쟁을 촉진시키는 것과 관련한 실효성 지적에 대해서는 "아직 초기 의논 단계"라며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은 "특성화 스몰 뱅크의 인허가나 지방은행의 시중은행화 등은 아직 여러 가지 다양한 논의 장일 뿐"이라며 "단순히 '은행의 개수가 5개면 경쟁적이지 않고 7개면 경쟁적이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리가 많이 올랐을 때 금리 효과가 고스란히 차주에게 전가될 수 있는 구조로 은행들이 영업할 수 있는 것이 문제"라며 "꼭 은행이 하나 더 들어오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금리 산정 체계 등 조금 더 경쟁적인 환경을 조성할 만한 것들을 고민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이 대환대출 플랫폼에서 주택담보대출도 갈아탈 수 있도록 추진하는 방안에 관해서는 "은행권의 경쟁 환경 조성 이슈와 맞물려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큰 틀에서 효과가 같이 발생할 수 있을지를 좀 봐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리스크 초래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점은 상호 점검을 해야 할 것 같고 참여하는 업권, 은행 저축은행 등의 이해관계도 어느 정도 조율을 해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근 이 원장을 두고 '7월 퇴임 후 내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외부 관측에 대해선 아직까지 금융감독 당국에서의 역할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6월 취임했다.
그는 "감독당국이 챙겨야 하는 안정화 상황이나 소비자 문제,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12개월 안에 결실을 맺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최소한 연말, 혹은 내년 상반기까지 노력을 해도 가능할지 모르는 이슈이고, 그런 부분에서 금감원의 수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