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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 금리에 대손비용까지…먹구름 드리운 카드사

  • 2024.02.13(화) 17:11

지난해 5개 카드사 순익 10% 가까이 감소
조달 비용 상승에…대손충당금도 1.5배 늘어

고금리에 자금 조달 비용이 상승하며 주요 카드사들의 순이익에 먹구름이 꼈다.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충당금을 3조원 넘게 쌓으면서 실적 감소에 영향을 줬다. 문제는 올해도 경기 침체 등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는 점이다. 이에 카드사들의 올해 실적 전망도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순이익 급감…암울한 성적표 받은 카드사들 

5개 전업카드사 연간 당기순이익 추이 /그래픽=비즈워치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지난해 연 순이익 총액은 1조864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조387억원) 대비 8.6% 감소한 수치다.

개별 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6206억원으로 전년(6414억원)보다 3.2% 감소했다. 

같은 기간 삼성카드의 순이익은 6223억원에서 6094억원으로 2.1% 감소했다. 다만 두 카드사의 경우 5개 카드사 중 가장 적은 감소 폭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다른 카드사들은 지난해 순이익이 급감했다. 특히 우리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12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2050억원) 45.3% 급감하며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도 각각 3511억원, 17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3%, 10.9% 감소했다.

'악! 금리'…조달금리 상승 부담

카드사들의 순이익 감소 배경에는 카드채 조달 금리가 올라 이자 비용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여전채 금리가 빠르게 상승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을 발행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다.  

지난해 카드채 등 여신전문채권(여전채)의 신용등급 AA+ 3년물 금리는 6%대에 육박한 바 있다. 2%대 초반이었던 여전채 금리가 1년 새 3%포인트 넘게 오르면서 조달 금리도 덩달아 2배 이상 상승한 셈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여전채 금리가 5%를 넘길 때보다는 현재 조달 금리 상황은 많이 나아졌다"면서도 "2~3년 전 저금리 시절과 비교하면 여전히 조달 비용 코스트 부담이 높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이자 비용도 급증했다. 지난해 5개 카드사의 이자 비용은 2조5755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102억원) 대비 29.49%나 늘어났다. 카드사 별로 보면 하나카드가 3296억원으로 2022년 대비 87.49%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다. 이어 KB국민카드가 7035억원으로 2022년(5096억원) 대비 38.05% 증가했다. 그밖에 △ 우리카드 36.36% △신한카드 33.02% △삼성카드 12.16% 순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상승세도 여전…건전성 악화에 대손충당금 ↑

고금리로 카드 대금이나 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연체율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말 연체율은 1.67%로, 2022년 0.98%에서 0.69%포인트 올랐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연체율이 1.45%를 기록해 5개 카드사 중 2번째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2022년말 신한카드의 연체율은 1.04%였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는 1.2%에서 1.22%로, 삼성카드는 0.9%에서 1.2%로 연체율이 상승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해말 연체율이 0.92%에서 1.03%로 높아졌다.

이런 건전성 악화로 인해 카드사들이 대손충당금 적립액을 늘리면서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5개 카드사의 지난해 대손비용 및 충당금전입액의 총액은 3조1431억원으로 2022년 1조9122억원보다 64.4% 증가했다. 신한카드가 전년(5607억원) 대비 57.4% 증가한 8826억원으로 가장 많은 충당금을 쌓았다. 이어 △KB국민카드 7435억원 △삼성카드 7199억원 △우리카드 4460억원 △하나카드 3511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올해도 상황이 녹록지 않다. 하반기 금리인하가 예상되긴 하지만 여전히 고금리 및 연체율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연체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가계 소득이 예전보다는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최근 부동산 시장은 물론 경기 전반이 좋지 않은 상황이고 금리 인하 시기도 뒤로 미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올해 실적도 좋아지길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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