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들이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월 PF 연착륙 방안이 발표되면서 금융지주들의 추가적인 충당금 전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지난해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기저효과로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들은 다음 주 KB금융을 시작으로 2분기 실적 발표에 나선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4조50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분기 실적 변수 중 하나는 금융당국이 지난 5월 발표한 PF 연착륙 방안이다. 이에 따르면 금융사들은 PF 사업성 평가 등급을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해야 한다. 이에 따라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하거나 재구조화, 자율 매각을 진행해야 하는 사업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장 평가등급 재분류에 따라 각 금융지주들이 쌓아야 하는 충당금은 수백억원 상당일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PF 정상화 방안에 따른 금융지주사 전체 충당금은 약 8000억원(신탁사 책임준공 토지신탁 관련 2500억원 포함)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충당금 적립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지주들이 지난해 2분기 선제적 충당금을 대규모로 적립한 기저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각 금융지주들이 평균적으로 약 2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반면 올해 2분기에는 이에 절반에 못 미치는 수백억원 상당의 충당금을 신규 적립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동기에는 은행지주 및 기업은행이 평균 2000억원의 선제적 충당금을 추가 전입했다"라며 "올 2분기에도 PF 사업성 평가, 기업 신용평가 등으로 평분기보다 높은 대손비용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나 선제적 충당금보다는 규모가 작기 때문에 전년동기대비 이익증가가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금융지주 간의 충당금 적립 규모에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KB·신한 등 대형 금융지주들은 선순위 비중이 높아 충당금 적립 규모가 비교적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지방금융지주들은 중·후순위 및 브릿지론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DGB금융지주는 이번 당국의 PF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대규모 충당금을 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전년동기 대비 실적 타격 또한 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PF 자산 중 브릿지론 비중은 56% 상당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정욱 연구원은 "하이증권 관련 PF 추가 충당금을 대규모 인식할 것으로 전망되는 DGB금융은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하이증권 PF 충당금을 매우 보수적으로 인식할 경우 그룹의 2분기 순익이 적자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