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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저축은행까지 두드릴 판" 대출자들 비명

  • 2024.09.05(목) 08:10

당국·은행권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 실수요자 토로
"과거 정부 집값상승·대출중단 다신 겪고 싶지 않아"
이복현 "명절 전 은행장들과 실수요자 보호 방법 논의"

"한 달 전에 은행에서 대출 상담을 받았는데, 그때보다 금리는 뛰고 한도는 줄어서 당황했습니다. 보험사 주담대를 보고 있는데, 이마저도 안되면 상호금융이나 저축은행까지 두드려 봐야 할지 걱정입니다."

최근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고강도 가계대출 규제가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절벽'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어제(4일) 실수요자들을 만나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이 원장은 이날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금융소비자, 시장전문가, 금융권 협회 등이 참석하는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관련기사:이복현 금감원장 "가계대출 관리, 대출 실수요 제약 없어야"

이 자리에서 30대 무주택 신규구입 차주 A씨는 "주택 매입을 위해 계약금을 지급하고 은행별로 상품 조건을 비교 중인데, 잔금 일정이 10월 말이라 그 사이에 추가적인 규제가 있으면 충분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신용대출을 신청한 30대 차주 B씨는 "육아로 영업시간 내에 시중은행 방문이 곤란한 상황에서 인터넷은행 비대면 신용대출 신청을 시도 중인데, 매일 신청이 조기 마감된다"라며 "한도도 줄인다고 해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신혼부부로 주택 한 채를 구입한 30대 차주 C씨는 "신혼가구로 7월 은행을 통해 주담대를 받아 첫 집을 마련했는데, 한도를 여유롭지 않게 맞춰 놓은 상황이라 금리 변경 등 대출이 실행되기 전까지 걱정이 컸다"라며 "은행마다 안내하는 내용이 달라 알아보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50대 무주택 신규 구입 차주인 D씨는 "몇 년 전 집을 매도하고 현재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을 매수하려고 대출을 알아보는 중인데 은행 창구 상담 시와 비교해 금리·한도 조건이 달라졌다"며 "보험사 주담대를 알아보고 있는데 이도 어려우면 상호금융·저축은행 대출을 알아봐야 하나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60대인 E씨는 보유한 주택을 담보로 생활안정 목적의 돈을 빌리는 생활안정자금 주담대를 신청했지만 엄격한 대출 규제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자녀 결혼으로 자금이 필요해 기존에 거래 중인 농협에 생활안정자금 주담대를 신청해 둔 상황인데 최근 엄격한 대출 규제로 대출 문턱이 높아 쉽지 않다"라며 "과거 정부에서 경험했던 집값 상승이나 대출 중단 사태를 다시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강화와 관련해 "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대출 실수요까지 제약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리해 달라"고 강조했다.

또 추석 전에 은행장들과 만나 실수요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여러 조치들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이복현 "은행별 가계대출 들쭉날쭉 정책…실수요자 부담 없게 관리"

이 원장은 이날 간담회 이후 진행된 백브리핑에서 "실수요자, 특히 무주택자 등 자기 집을 마련하려는 분들이 대출을 받는 데 부담이 없도록 가계대출 흐름의 추이를 관리할 것"이라며 "명절 전에 은행장들을 만나 실수요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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