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마지막 정기인사 키워드는 '디지털·IT 금융혁신'과 '소비자 보호 역량 강화'였다. 티몬·위메프 사태 등 전자금융업에 대한 감독이 시급하다는 판단에서다.
올해 부서장 75명 중 74명을 재배치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본부 부서장 중 절반은 신규 승진자를 임명했다. 이번 인사에도 1977년생의 최연소 부서장이 등장했다.
금융감독원은 10일 이같은 내용의 조직개편 및 부서장 인사를 실시했다.
전자금융업 감독·금융약자 보호 강화
앞서 임원인사에서 발표한 대로 '디지털·IT' 부문을 신설한다. 현재 기획·경영 및 전략감독 부문 산하에 배치된 관련 조직을 독립 부문으로 승격하고, 책임자를 부원장보로 격상했다. 수장은 중소금융감독국장을 맡던 이종오 신임 부원장보다.
PG·선불업 등 전자금융업 전담 조직도 대폭 확대된다. 기존에는 2개 팀에 그쳤지만, 앞으로 전자금융감독국, 전자금융검사국 등 2개 부서, 7개 팀으로 개편된다. 정원 역시 기존 14명에서 40명 내외로 확장한다.
아울러 금융약자 보호를 위한 '서민금융보호국'이 신설된다. 지난 10월 개인채무자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대부업, 채권추심업 등을 관리·감독하기 위해서다. 불법사금융대응팀은 1개 팀을 신설해 총 3개 팀으로 운영한다.
상품심사판매분석국은 '금융소비자보호조사국'으로 개편된다. 금융상품 판매 실태 점검 및 관련 민원·분쟁 조사를 전담한다. 기존의 금융상품 약관 심사·변경 업무는 업권별 감독국으로 이관한다.
금감원은 "홍콩 ELS 사태 등 금융상품 판매 단계에서 발생하는 불법·부당행위가 지속하고 있다"며 "다수의 금융소비자 피해로 연결될 수 있는 민원·분쟁 사건에 대한 조기 대응 필요성도 제기됐다"고 개편 취지를 밝혔다.
보험상품 감독업무는 기존 보험리스크관리국을 개편한 '보험계리상품감독국'으로 일원화한다. 금감원은 "IFRS17 시행 등으로 보험계약마진 증대를 위한 불합리한 보험상품 개발·판매 경쟁이 과열됐다"며 유기적인 감독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보험검사3국 내에는 검사팀이 추가 신설된다. 대형 GA 등의 과당경쟁이 심화되면서 불완전판매로 인한 피해가 지속된다는 판단에서다. 이제 보험검사3국 내 검사팀은 총 5개가 된다.
이외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국 수사팀을 기존 2곳에서 3곳으로 확대한다. 퇴직·개인연금 시장 확대에 따라 연금감독실은 현재 민생금융 부문에서 금융투자 부문으로 이동한다.
부서장 대부분 물갈이
본부 및 지원 부서장은 이진 금융시장안정국장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바뀐다. 기존 보직자 75명 중 74명을 이동·승진하며, 본부 부서장의 절반 이상(36명)을 신규 승진자로 발탁했다. 금감원은 이진 국장에 대해 "최근 금융시장 상황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외환시장 최고 전문가이자 업무 유경험자인 현 부서장을 유임했다"고 설명했다.
기수별로는 기존 권역·공채 1기에서 '공채 1~4기 및 경력직원'으로 대폭 하향하고, 공채 5기까지 본부 부서장을 배출했다. 3급 시니어 팀장 6명을 본부 부서장으로 발탁한 점도 눈에 띈다.
연령별로는 1977년생 본부 부서장이 발탁되는 등 세대교체를 이어가고 있다. 김세모 분쟁조정3국장은 최연소 부서장으로 분쟁조정, 영업행위감독, 민생침해대응 등 소비자 보호 업무를 두루 경험한 바 있다.
금감원은 업무능력을 기반으로 여성 관리자 역할을 확대했다고도 설명했다. 주무부서인 회계감독국에 여성 부서장(김은순 국장)을 기용했다. 비서실의 경우 그간 비서실장이 담당했던 업무를 비서팀장이 운영토록 했는데, 팀장에는 금감원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여성(임잔디 팀장)을 임명했다. 이로써 금감원 내 여성 관리자는 총 6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