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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 7월 이미 매물로 나왔다…금융지주들 '손사래'

  • 2024.12.06(금) 09:05

MBK측 7월 주관사 선정…5개월째 입질 없어
금융지주도 검토 안해…"카드보다 보험 관심"

롯데카드가 지난 7월 매각 주관사를 선정, 5개월째 주인찾기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반기들어서며 매각작업에 본격 나섰지만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곳이 없어 지지부진한 상태다. 유력한 인수 후보로 점쳐지는 금융지주들은 손사래 치는 분위기다.

롯데카드는 회원 수와 신용카드 결제 시장점유율 등 카드업계 5위권의 매물로 금융지주들이 인수하는 경우 단숨에 1위로 도약할 수 있다. 하지만 카드업계 불황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몸값 역시 부담스럽다는 평가다.

이미 7월부터 '주인찾기' 들어가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 주관사로 UBS를 선정한 건 지난 7월이다. UBS는 이후 은행과 핀테크사 등 금융권을 두루 접촉했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마땅한 매각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M&A에 정통한 금융권 관계자는 "UBS가 계속 시장을 두드려 보는 정도로, 급물살을 타거나 하는 상황은 아닌 걸로 안다"며 "유력 매수자로 언급되는 금융지주들도 예전부터 관심을 보였을 뿐이지 최근 들어 매수 의향을 내비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관심을 보이는 회사가 있으면 정확한 데이터를 요구하고 인터뷰 등을 진행할텐데 아직까지는 그런 움직임이 없다"며 "7월부터 알아봤는데 여전히 반응이 없다는 건 지지부진하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매각에 나선 것은 2022년 이후 두 번째다. 당시 MBK파트너스는 매각가로 3조원 이상을 요구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우리은행·롯데쇼핑)은 2019년 5월 롯데카드 지분 79.83%를 약 1조3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롯데카드의 카드 결제 시장 점유율은 10%가량으로 업계 5위 수준이다. 당분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는 카드사 중 가장 덩치가 크다. 카드업계 2~4위인 삼성·현대·KB국민카드가 롯데카드를 인수하면 단숨에 1위인 신한카드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지주는 '손사래'…카드보다 보험

시장에선 롯데카드 몸값을 감안하면 자본력을 갖추고 '리딩 금융'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금융지주들이 롯데카드 인수에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현재 금융권에선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우리금융과 하나금융 정도가 롯데카드 인수에 관심을 갖지 않겠냐는 시선이다. 

하지만 언급되는 금융지주들은 모두 손사래친다. 카드업황이 부진한 데다 2조원 이상을 부담하면서 카드사 인수를 검토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의 경우 올 들어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키며 10년 만에 증권업에 재진출했다. 여기에 동양·ABL생명 인수도 추진중이다.

이 과정에서 자본비율 등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져 추가적인 여력이 없는 상태다. 더욱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부당대출 사태로 인해 금융감독원의 고강도 검사를 받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사는 물론이고 추가 M&A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하나금융 역시 카드보다는 보험사 인수에 관심이 크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KDB생명 인수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실사 과정에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실제 하나금융 내에서 하나카드의 경우 트래블로그 등을 앞세워 실적 성장을 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반면 보험사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순이익 규모에서 차이가 크다. 카드보다는 보험사 인수를 우선순위에 두는 이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의 경우 비은행 금융사 인수·합병과 관련해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겠지만 현 시점에선 카드보다 보험사 인수가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하나금융도 비슷한 상황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카드가 아닌 증권과 보험사 인수를 우선으로 하는 것을 보면 카드업계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며 "카드업황이 좋지 않아 주인(MBK)은 팔고 싶겠지만 사려는 곳에선 인수를 통한 시너지 등이 부족해 매력을 느끼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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