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에 힘 싣는 금융당국자들 "경제시스템 정상적 운영 지지·지원"

금융정책 당국자들이 최근 헌법재판관 임명 이후 일부 여당의 비판을 받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힘을 싣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상목 권한대행이 경제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끌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지한다"고 처음으로 공개 지지 발언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역시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헌법재판관 임명을) 결정했다"며 이틀 연속 최 권한대행에 힘을 실어줬다.

은행연합회 등 6개 금융업권별 협회는 3일 오후 2시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2025년 범금융 신년인사회'를 개최했다.

최상목 헌법재판관 임명, "정치보다 경제 고려한 것"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는 통상의 분위기와 달리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최근 헌법재판관 임명으로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상목 권한대행을 공개 두둔한 것이다.

이 원장은 "우리 금융감독원은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경제시스템을 정상적으로 이끌 수 있는 노력을 계속하는 데 부족함이 없도록 지지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지원을 드릴 것을 이 자리를 빌려 약속한다"고 이날 처음 공개적으로 밝혔다.

전날 한은 시무식에서 "지금 최 대행에 대해 여러 비판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렇게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을 경우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답도 같이 하시는 게 좋겠다"고 날선 비판을 했던 이 총재는 이날도 관련 언급을 이어갔다.

이 총재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평가가 다르겠지만, 최상목 권한대행께서 대외신인도 하락과 국정 공백 상황을 막기 위해 정치보다는 경제를 고려해 결정했다"며 "이는 앞으로 우리 경제 시스템이 정치 프로세스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이고 정상적으로 작동할 것임을 대내외에 알리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안정 최우선, 대외신인도 관리 총력"

이날 최상목 권한대행은 불참했으며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이 신년사를 대독했다. 최 권한대행은 직접적인 정치적 언급 없이 대외신인도 관리와 정책금융 공급을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신년사에서 "무엇보다 대외신인도에 한 치의 흔들림이 없도록 총력을 다하겠다"며 "국제금융협력대사 파견, 한국경제설명회(IR) 개최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견조한 펀더멘털을 국제사회에 적극 알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생 회복을 위해 "정책금융 공급을 611조원까지 확대하고 2%대 반도체 저리대출 공급 등을 통해 실물경제를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다. 서민정책금융은 역대 최대 규모인 11조원을 공급할 예정이며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도 추가로 확대한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시장 안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실물경제 회복에 주력하면서 우리 경제·금융의 신인도 유지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며 "건전성·유동성을 굳건하게 유지하는 동시에 서민·소상공인,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과 경영계획 등을 계획된 일정에 따라 흔들림 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 정책은 전례없이 높아진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하에서 유연하고 기민하게 운영될 필요가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들의 전개 양상과 그에 따른 경제 흐름의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금리인하 속도를 유연하게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