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김민지 노명현 기자]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체이스 플라자에 위치한 우리카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우리파이낸스 인도네시아' 입구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있다. 우리파이낸스가 보유한 영업망을 표시한 인니 지도다.
이헌주 우리파이낸스 법인장은 "인니 지도를 먼저 봐야 우리 사업을 이해할 수 있다"며 취재 기자를 붙잡았다.
"인니가 얼마나 큰 나라인지 대부분 잘 모르죠"라며 운을 떼는 이 법인장 앞에서 머쓱해졌다. 그 '대부분'에 해당됐기 때문이다. 슬쩍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해 검색해 보니 인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섬을 가진 나라란다. 섬의 개수만 무려 1만7000여개다. 섬의 면적을 모두 합치면 한국의 19배다.
이 법인장이 지도를 먼저 봐야 한다고 한 이유는 우리파이낸스가 보유한 '현지 네트워크'에 있었다.
이 법인장은 "우리파이낸스의 가장 큰 강점은 인니 전역에 75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인니 멀티파이낸스사가 150여개 정도인데, 우리파이낸스처럼 지점이 많은 곳은 업계 상위권 업체를 제외하고는 없다"고 강조했다.
리파이낸싱 중단→중고차 할부금융으로
우리파이낸스는 우리금융지주의 계열사인 우리카드가 지난 2022년 1350억원을 들여 인수한 바타비아 프로스페린도 파이낸스(BPFI)가 전신이다. BPFI는 당시 임직원 1100여명과 72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파이낸스는 75개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 규모는 2457억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6억원을 기록했다.
우리파이낸스의 사업포트폴리오 구성은 컨슈머 파이낸싱이 70%, 중장비가 30%다. 그러나 컨슈머 파이낸싱 중 리파이낸싱(담보대출)의 연체율이 10%대로 악화하자 리파이낸싱을 중단하고 중고차 할부금융으로 방향을 틀었다.
더욱이 중고차 할부금융은 우리파이낸스가 인니 전역에 보유한 75개 지점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사업이다.
이 법인장은 "지점의 본기능을 회복하는 방법은 네트워크"라며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사업을 해야 가치가 회복되는 것이고, 그 방법은 우리가 직접 찾아다니면서 적극적인 영업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가 신용이 가장 좋고 기존에 차가 없던 사람이 중고차를 사거나, 중고차를 타다가 좋은 차로 바꾸는 소비자가 그 다음으로 신용이 좋다"며 "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소비자는 현금 흐름이 좋지 않기 때문에 중·저신용자보다는 조금 더 상위 고객을 대상으로 타깃을 바꾸는 전략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파이낸싱 구조를 보면 주로 대출을 받는 사람이 찾아오는 '앉아서 하는 영업'이다"며 "쇼룸 영업은 현장에 찾아가는 영업이라 돌아다닐수록 실적이 올라가는 것인데, 리파이낸싱 중단 후 중고차 구입 자금으로 대체하면서 그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고차 금융 핵심 '현지 매매상 네트워크'
이 법인장이 특히 주목한 것은 현지 중고차 매매상이다. 중고차 할부금융 사업을 전개하려면 현지 매매상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이 법인장은 중고차 할부금융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기 위해 우선 중고차 매매상 연합회를 공략했다. 지난해 11월 재고금융을 출시해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재고금융은 중고차 매매상이 보유한 차량을 담보로 금융사가 자금을 빌려주는 것이다. 매매상이 자기 돈만으로 차량을 구매해 판매할 때보다 대출을 활용해 보유 재고를 늘려 판매 대수를 확대할 수 있게 해주는 방식이라고 보면 된다.
재고금융 상품은 현재 전체 포트폴리오의 3.5%, 건수는 약 500건이다. 재고금융 연체는 현재까지 한 건도 없다.
이 법인장은 "인니에는 중고차 매매상이 굉장히 많다"며 "중고차 수천 대를 모아 두고 한 달에 700대씩 파는 사업자도 있는데, 이런 큰 규모의 매매상 146곳이 모여서 만든 연합회와 올해 2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현지 중고차 매매상 연합회와 MOU를 체결한 멀티파이낸스사는 우리파이낸스 포함 17곳이다. 우리파이낸스는 현지 파이낸스사 1곳과 함께 주요 파트너로 선정돼 연합회만을 위한 상품을 새로 만들었다. 이달부터 연합회 대상 상품 판매를 시작하면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인니 중고차 금융 시장, 성장 여력 충분하다"
우리파이낸스는 인니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이 향후 수 년간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 수요도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이 법인장은 "인니는 자동차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 없어 수입차에 의존하고, 오토바이를 타는 이들도 차를 사고 싶어한다"며 "지역 간 이동거리가 멀고 지방은 철도 등 대체 교통수단이 없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 법인장은 "현재 우리파이낸스는 시장점유율이 3%가 채 되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파이낸스가 시장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을지 섣불리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중고차는 할부금융은 몇년 더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