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금융위원장이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국민성장펀드에 대해 "정부가 '마중물'로 위험을 분담하고 민간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첨단산업 투자가 불확실성과 위험이 커 민간이 선뜻 나서기 어려운 만큼 정부가 일정 부분 위험을 분담해 민간 자금이 적극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는 뜻이다.
이 위원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월가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막대한 자금이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에 몰리고 중국은 국가 보조금으로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국민성장펀드는 향후 5년간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백신, 로봇 등 첨단전략산업과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펀드로 산업은행 출연으로 마련한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각각 구성된다.▷관련기사 : 150조 국민성장펀드 윤곽…권대영 "우리경제 명운 걸린 일"(2025.10.01.)
금융당국은 다음달 10일 출범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에 대한 사전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지, 투자 대상을 어떻게 선별할 것이며 우리 미래를 견인해갈 수 있는 투자와 어떻게 연결시킬 것이냐 이게 진짜 관건"이라며 "투자 범위는 첨단전략산업 등 9개 분야에서 문화·콘텐츠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는 향후 5년간 총 508조원을 생산적·포용 금융에 공급하기로 했다. 각 10조원씩 국민성장펀드 참여하고 직접 대출·투자 확대, 포용금융 강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각 그룹별로 산업은행·정책금융기관과 연계한 프로젝트펀드 조성, 기술금융 비중 확대 등 세부 계획도 마련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지주들이 화답한 부분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단순히 양적 확대가 아니라 실제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게 지속적으로 시스템화해서 가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이를 지원하기 위한 국민성장펀드지원단(가칭) 신설을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다. 그는 "금융지주사법이나 위험가중치 조정 등 지주사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규제나 애로가 있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점검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다만 막강한 자금력을 보유한 지주사들을 동원한 금융정책을 금융당국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금융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이 자금의 효율적인 배분"이라며 "돈을 아래에서 위로, 현재에서 미래로, 비생산적에서 생산적인 부분으로 옮기도록 제도·시스템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동산·담보대출에 계속해서 돈은 쌓이는데 이런 비즈니스가 유지될 수 있겠나"라며 "결국은 금융도 새로운 분야로 더 진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빚투(빚+투자)를 위해 신용대출이 큰 폭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한 입장도 내놨다. 이 위원장은 "10월 가계대출이 늘었는데 (증가액이)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6월 4조원에서 10월 1조원이 됐으니 계속 줄고 있고 신용대출은 9월 마이너스였다가 10월엔 1조원 정도 늘었다"면서 "전체적인 가계부채 증가를 견인한다든지 건전성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10·15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에도 서울 주요 지역의 집값이 상승하는 현상에 대해선 "대책이 발표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시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계부채와 대출 등 상황을 보며 관계부처와 협업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자신에 대한 강남 부동산 갭투자 등 지적에는 "공직자로서 더 높은 도덕성과 사회적 책임이 있다는 걸 알고 더 유념하겠다"고 했다.
캄보디아 범죄 조직 수익금 몰수 조치 등과 관련해선 "범죄 조직을 금융거래 제한 대상자로 지정하는 문제는 실무적인 작업이 거의 끝났다"면서 "마약, 도박, 사기, 국제범죄 관련된 중대 민생 범죄 사안의 경우에는 의심 계좌를 선제적으로 정지할 수 있는 제도 개선도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이 기준을 어긴 회계처리를 해왔다는 이른바 '일탈회계' 문제에 대해선 금융감독원과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일탈회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금융위는 보험업 감독 및 회계 규정의 정합성을 검토해보겠다고 나선 상태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회계기준 원칙에 맞추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전문가나 이해관계인 등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