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실손보험의 구조부터 안내, 심사까지 전반을 소비자 보호 중심으로 재설계하기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잉진료와 비급여 불투명성, 보험금 지급 갈등 해결을 위한 논의에선 감독 체계 개선과 공·사보험 간 정보 연계가 제시됐다.
18일 금감원은 본원 9층 대회의실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찬대·김남근·김재섭 의원과 '과잉의료 및 분쟁 예방을 위한 실손보험 개선방안' 토론회를 열었다.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한 연속 토론회의 두 번째 순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개회사에서 "실손보험은 그간 도덕적 해이, 과잉진료 등 비급여 버블을 폭증시키는 구조적 문제인 '제3자 리스크'가 심화되면서 전반적인 개선 필요성이 지적돼 왔다"며 "민간 보험시장에선 실손보험 관련 보험사의 적자 지속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 국민 의료보장제도 관점에선 과잉진료 증가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누수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필수의료에 대한 의료진의 기피현상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개선 방향으로 △상품구조 개편 △보험금 안내 의무 강화 △지급 심사 관행 정상화 등을 언급했다. '설계–판매–지급심사' 전 과정에서 소비자 피해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약관 개선 등 실손보험 개편 필요
유명신 금감원 분쟁조정2국 팀장은 소비자 민원의 원인 중 하나로 약관을 지목했다. 실손보험 약관이 포괄적이라 해석에 따라 도덕적 해이가 유발되고, 보험사는 손해율이 상승해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어서다. 피해를 보는 미이용 계약자들의 불만이 쌓이고 보험금 지급심사 강화로 인한 분쟁도 증가하고 있다.
유 팀장은 "구조적 문제로 인해 실손보험 분쟁 발생 자체를 막는데 한계가 있다"며 "구제가 이뤄져도 전체 소비자가 아닌 일부 피해자에 대한 사법적 구제에 불과해 대대적인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현욱 보험계리상품감독국 팀장은 감독 개선 방향으로 △분쟁이 잦은 비급여 항목 안내 강화 △보험금 지급 전 상담창구 신설 △중증·보편적 의료비 중심의 상품구조 개편 △의료자문 절차 개선 △보험사기 조사 강화 등을 제시했다.
전 팀장은 "계약자 피해가 우려되는 지급 항목 등에 대해서는 보험사가 안내 의무를 갖도록 시행세칙 개정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부당한 보험금 부지급에 대해서는 관련 검사 등을 통해서 적발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건강·실손보험 연계해야"
김소연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공·사보험 간 상호 연계를 통한 비급여 관리를 제안했다. 실손보험과 국민건강보험이 분리된 구조여서 비급여 과잉과 중복 지급, 재정 누수 등이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해결책으로 △건보법·보험업법 개정을 통한 정보 연계 기반 마련 △신용정보원을 활용한 통합 데이터 인프라 구축 △청구 데이터 기반의 적정성 검토 기준 마련 등을 제시했다.
이를 두고 외부 전문가 패널간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신현웅 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정책연구실장은 방안에는 동의하면서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실장은 "가입자에 대한 정보 공유는 개인 정보 침해 우려가 있으니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의료기관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으면 한다"며 "주기적으로 금감원과 금융위, 심평원, 복지부가 현장 중심으로 점검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정책팀장은 "건강보험과 민영 보험이 동등한 관계에서 서로 상호 교류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정보 공유 부분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반대나 저항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신중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관계부처·국회와 협의해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소비자보호 토론회의 세 번째 일정은 오는 27일 열리는 민생침해 금융범죄 예방·구제 분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