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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격에 '상록수 채권 매각' 한바탕 소동이 남긴 것

  • 2026.05.13(수) 17:24

대통령 한마디에 11만명 장기 추심 정리
20년 넘은 민간 배드뱅크…당국 전수조사
민간 대부업체 새도약기금 참여 숙제로

이재명 대통령의 "원시적 약탈금융" 한마디에 금융권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금융사들이 민간 배드뱅크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를 통해 보유해 온 장기 연체채권을 캠코 새도약기금에 넘기기로 하면서 11만명 규모의 장기 추심 논란은 일단 수습 국면에 들어갔다.

다만 대부업체 등 제2, 제3의 상록수들이 수두룩 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들 민간 채권 보유자들의 새도약기금 참여가 장기 연체채권 추심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재명 대통령/사진=KTV국민방송 유튜브 캡쳐 ​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전날 신진창 사무처장 주재로 상록수 사원 전원을 소집해 긴급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신한카드, 하나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카드,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등 사원 전원은 상록수 보유 대상채권을 최단시일 내 새도약기금에 일괄 매각하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상록수가 청산되면 장기 연체 채무자 약 11만명이 8450억원 규모의 장기 추심에서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관련기사 : 이 대통령 "원시적 약탈금융" 발언에 금융사 또 '화들짝'(2026.05.12)

상록수는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신용불량자의 신용 회복을 돕기 위해 설립된 민간 배드뱅크다. 그러나 20년 넘게 장기연체채권 추심을 이어오면서 당초 설립 취지와 달리 취약차주의 재기를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사들이 최근 5년간 420억원의 배당을 받았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금융당국은 후속 점검에도 들어갔다. 금융위는 금융감독원, 한국신용정보원과 함께 7년 이상 장기 연체된 개인채권을 유동화회사 형태로 보유한 사례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추심의 사각지대를 살피고 상록수와 유사한 사례가 더 있는지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업계에서는 조사 기준에 따라 실효성이 갈릴 것으로 본다. 통상 금융사는 부실채권을 민간 부실채권(NPL) 전문회사에 매각하거나 회수 실익이 없다고 판단하면 내부 절차에 따라 소각한다. 

상록수처럼 장기 연체 개인채권을 유동화회사 형태로 오래 보유하며 회수를 이어온 사례를 가려내는 작업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료가 남아 있는 범위에서는 확인이 가능하겠지만 오래된 채권은 보관 기간과 전산화 여부가 변수"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당혹스러워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2003년 카드대란 이후 20년 넘게 시간이 흐르면서 상록수 같은 민간 배드뱅크의 존재를 이번 논란을 계기로 처음 알게 된 실무자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장기 연체채권이 금융권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남아 있었는지 업계 내부에서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 자체가 이번 사안의 또 다른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안팎에서는 상록수 논란이 장기 추심 관행뿐 아니라 금융권 내부 책임 의식과 사후 관리 체계를 되짚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도 보고 있다.

더 큰 숙제는 새도약기금의 실효성이다. 상록수 채권은 대통령 지적 이후 매각 절차에 들어갔지만 새도약기금 자체는 아직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새도약기금은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 장기 소액 연체채권을 정부가 매입한 뒤 상환 능력이 없는 채무자의 채권을 소각하는 제도다. 장기 연체자를 다시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취지에도 민간 채권 보유자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소각 대상인 민간 보유 장기 연체채권 상당수를 대부업체들이 가지고 있지만 정부가 참여를 강제할 방법은 없다. 대부업체들이 새도약기금 참여에 소극적인 이유는 매입가율이다. 정부가 제시한 장기 연체채권 매입 가격은 액면가의 약 5%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대부업계는 평균 매입가율인 25% 안팎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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