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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 경쟁에 수천억 출연금…허리 휘는 은행권

  • 2026.05.18(월) 10:23

출연금·금리경쟁에 "저원가성예금 효과 희석"
상징성·신규고객 확보 반면 "출연금 과도" 우려

은행들이 지방자치단체 시금고, 연기금의 외화금고, 주거래은행 등 대규모 기관 금고 유치경쟁에 나서면서 비용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상징성과 신규고객 유입, 대규모 저원가성예금 확보 등 효과가 기대되지만,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에 달하는 출연금에 최근 수신금리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저원가성 수신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비용 부담에 '저원가성예금' 수신 효과 희석

신한은행은 지난 12일 서울시금고 선정 경쟁에서 1·2금고 모두 최고 득점을 받아 우선 지정대상으로 선정됐다. 서울시금고 경쟁에는 1금고에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2금고에는 신한, 우리에 이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까지 4대 시중은행이 모두 참여했다.

이번 서울시금고 경쟁에서 구체적인 출연금 규모가 드러나진 않았지만, 수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연금에 더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자체 시금고 금리 인상 요구 등으로 은행권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시금고는 지자체 금고 중 가장 규모가 커 상징성이 큰 데다, 신규 고객 유입, 브랜드 효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경쟁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은행이 사전 준비 차원에서 전산 관련 시스템 구축 작업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신한은행이 시금고를 수성하면서 사실상 매몰비용이 됐다"면서 "전산시스템 수립 비용 등이 기존 출연금에 포함되기 때문에 기존 전산시스템을 구축한 은행은 상대적으로 부담을 조금 덜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시가 심사 과정에서 전산시스템의 보안유지, 기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 데이터 이전 관련 제안 등을 요구하면서 경험이 없는 은행들로서는 상대적으로 벽이 높았다"면서 "후발주자들이 현재 상황에서 신한은행이 초기 구축 당시 투입했던 것처럼 1000억원을 들여 전산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주거나 저원가성예금 수신 효과가 희석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면서 "시장에서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라고 짚었다. 국민연금 수성 우리은행…누적 출연금 1800억

우리은행의 경우 서울시금고 탈환은 실패했지만 국민연금공단 외화금고 수성에는 성공했다. 지난 8일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외화금고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다시 선정됐다고 밝혔다. 올해 8월 1일부터 향후 최대 5년간 외화자산 보관 및 결제업무 등을 담당하게 된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 주거래은행도 담당하고 있다. 2023년 지정 후 지난 3월로 3년 계약기간이 만료됐고, 재심사를 통해 현재 1년간 지위가 연장됐다.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우리은행이 2018년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유치한 후 5년간 낸 출연금 등은 약 1090억원에 달한다. 2023년 재유치 후 올해까지 낸 금액도 758억원 규모다. 주거래은행 유치 출연금 등만 1800억원을 넘어섰다. 

이번 외화금고 경쟁에는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KB국민은행만 참전했다. 조건이 까다로운 반면 수익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출연금이 1000억원을 넘어서는 것은 수익성을 감안해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기관 금고 확보를 위한 과도한 출연금 경쟁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관금고 사업 특성상 투입되는 비용과 기준이 까다로워 한번 거래 관계가 형성되면 은행들이 쉽게 철수하기도 어렵다. 초기 투입 비용이 큰 만큼 단기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사업을 중도 포기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최근 이 대통령이 은행권 예대금리차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시금고 금리를 지적한 만큼 지자체 금고 수신금리 경쟁 압박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은행들이 지자체 등 금고 확보를 통해 저원가성예금을 늘리더라도 대규모 출연금과 수신금리 부담이 동시에 늘어나면 수익성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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