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당초 3월 발표 예정이었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을 KB금융 차기 회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하기 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와 관련한 과징금 감경 논란에 대해서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사건이라는 특수성과 금융회사의 사전배상 노력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4대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 현장 점검과 관련해선 공시 내용과 실제 집행 내역의 부합 여부를 살피는 것일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개선안 KB회장 숏리스트 전 발표…은행장 인사에도 적용
이찬진 금감원장은 22일 금감원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안 추진 상황에 대해 "정부 라인에서 최종 검토된 안이 보고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7월3일 KB금융의 차기 회장 후보 숏리스트(1차 후보 명단)가 발표되기 전에는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당초 올해 3월 말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구체적 안이나 법제화 등을 놓고 협의가 길어지면서 발표가 지연됐다.
7월3일 전 개선안 발표 후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면 7월부터 관련 입법 절차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모범규준 개정과 함께 법률 개정이 병행 추진되는 만큼 금융권의 인사·승계 시스템 전반이 재정비될 전망이다.
특히 이찬진 원장은 개선안이 지주회장, 사외이사뿐 아니라 올해 연말 예정된 다수의 은행장 선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원장은 "지주회장 선임뿐 아니라 다수 행장 선임 절차가 예정돼 있다"면서 "지배구조 개선 관련 모범규준, 법률 개정 등을 망라해 일정에 차질 없이 적용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말 5대 금융지주 계열 은행장들은 모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을 비롯해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 등이다. 은행장 인사뿐 아니라 5대 금융지주 계열사 49곳의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개선안은 기존에 공개된 CEO 승계 절차 투명화,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성과보수 체계 개선 등 큰 틀은 유지될 전망이다. 이 원장은 "금융위가 설명했던 기존 모범규준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일부는 기존 안보다 강화된 형태로 보완될 것"이라고 말했다.
ELS 과징금 경감…"금소법 계도기간 중 사건"
이날 간담회에서는 홍콩 ELS 사태 과징금 재산정 배경도 거론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금감원이 건의한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5개 은행의 1조4000억원 규모 ELS 과징금안에 대해 재검토를 요청했고, 금감원은 이를 반영해 약 6000억원 수준으로 조정한 감경안을 다시 제출한 상태다.
이 원장은 "금감원은 행정처분 집행기관이 아니라 사실상 입안기관 역할을 한다"면서 "과징금 역시 금감원이 초안을 만들고 금융위가 최종 처분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금감원이 받은 법적 권한 안에서는 과징금을 1조4000억원 이하로 낮출 방법이 없었다"며 "재량 감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부기 형태로 금융위에 전달했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과징금 감경 배경에는 금소법 시행 초기 사건이라는 특수성이 반영됐다. 이 원장은 "ELS 사태는 금소법 시행 초기 발생한 첫 대형 사건이었다"며 "당시에는 세부 가이드라인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고 상당수 위반 행위도 계도기간 중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법원 판례도 감경에 영향을 미쳤다. 이 원장은 "구체적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의무 이행 노력을 했다면 고의·중과실로 보기 어렵다는 판례가 나왔다"며 "위반 동기와 경위 등을 다시 평가해 과징금 수준을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은행권이 실시한 대규모 자율배상도 제재 수위 과정에 반영됐다. 금감원은 은행들이 분쟁조정 기준에 따라 피해 고객에게 선제적으로 배상을 실시한 점을 고려해 제재 수준을 재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금소법의 목적은 단순히 일벌백계만이 아니라 금융소비자 피해를 회복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자구적 노력이 제재 양정에 반영돼야 선순환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와 ELS 과징금 최종 확정이 모두 다음 달 중 가시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ELS 과징금의 경우 최종 규모가 확정되면 3분기 중 충당금 환입 효과도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회공헌 점검엔 "정치적 의도 없다"
4대 금융지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회공헌 현장 조사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금감원은 지난 9일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을 시작으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에 대한 사회공헌 관련 현장 점검에 순차적으로 착수했다.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 사회공헌 현황을 전반적으로 파악하고 광고선전비와 기부금 등의 분류가 적정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하기 위한 조치다.
이 원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기업 이미지 광고를 사회공헌 활동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된 적이 있다"면서 "현재 사회공헌활동 관련 공시 제도가 있어 금융사가 공시한 내용이 실제 집행 내역과 맞는지, 광고선전비와 기부금 등의 분류가 적정한지를 전반적으로 점검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정치적 의도와 연결해 볼 사안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