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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개발에 개인 의료정보 활용하고 수익 공유하자"

  • 2025.06.11(수) 16:09

제약바이오협회, 공공 의료데이터 활용 아이디어
"바이오 선도국 도약 위해 연합학습 AI모델 구축"

#A씨는 지난해 자신이 다니는 병원에서 개인 의료정보가 유출됐다는 소식을 알게 됐다. 해당 병원은 벌금형을 선고받았지만 A씨는 신분 도용, 사기행위 등 2차 피해 우려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자 입장에서 개인 의료정보가 외부에 활용되는 것은 사생활 침해 등의 우려로 꺼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산업계 입장에서 보면 의료정보는 신약 개발의 효율성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실제로 HK이노엔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산 30호 신약인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K-CAB)'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인 의료정보 활용에 대한 상충된 이해관계를 어느 정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없을까.

김화종 K-멜로디(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단장은 11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공공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한 신약 개발 수익을 공유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개인의 의료정보를 활용해 신약개발에 나서고 이를 통한 수익을 배분하자는 것이 골자다.

김화종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 사업단장은 11일 온라인 간담회를 열고 공공 바이오데이터를 활용한 신약 개발 수익을 공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김 사업단장은 "바이오 산업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바이오 선도국으로 도약하려면 타 국가에는 없는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는 전 국민 단일 의료보험 체계 등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의료 바이오 데이터 통합 관리 역량을 갖추고 있으나 산업적 활용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으로부터 생산된 바이오 데이터의 효과적인 활용 체계를 구축해 AI 바이오 선도국 진입 전략이 필요하다"며 "국민의 바이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이를 통한 수익 일부를 국민에게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기반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연합학습은 데이터를 기관 외부로 이동하지 않고 AI 모델파라미터(가중치)만 공유해 성능이 우수한 AI 모델을 협력해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AI 모델을 먼저 개발하고 목적에 필요한 데이터만 학습에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김 사업단장은 "현재는 사용자가 데이터를 확보한 후 AI 모델을 개발하는 방식이어서 데이터 비식별화 등 가공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해킹 및 유출 위험이 크다"면서 "반면 AI모델을 먼저 만든 후 AI모델이 기관과 병원들의 데이터를 학습한 후 제약, 대학, 연구소 등에 AI 모델을 제공하면 개인정보 유출 위험이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된장찌개를 먹기 위해서는 된장, 애호박, 두부, 양파, 감자 등 재료를 각각 사서 다듬어야 한다. 음식의 재료 하나하나가 바로 데이터다. 된장에는 무슨 성분이 들어가 있는지, 재료의 원산지는 어디인지 직접 확인이 가능하다.

반면 재료를 하나씩 사지 않고도 된장찌개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밀키트나 배달앱을 사용해서 주문하면 된다. 이 것이 데이터를 학습한 연합학습 AI모델이다. 밀키트나 배달앱에서 주문한 된장찌개의 재료가 국산인지, 수입산인지 알 수 없듯이 연합학습 AI모델을 활용할 경우 세부 정보는 파악할 수 없다는 얘기다.

임상·공공·공개 바이오 데이터 활용 체계. /자료=김화종 단장

김 사업단장은 "데이터를 직접 다룰 경우 자유롭게 연구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데이터 확보 자체가 제한적이고 각자 직접 AI모델을 개발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면서 "반면 연합학습은 다양한 데이터를 학습에 사용하므로 성능이 우수한 AI모델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연합학습에 참여할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기관과 병원들의 참여와 환자들의 동의 없이는 실현이 불가능하다.

김 사업단장은 "AI기술로 산업 수익을 만들고 수익을 국민과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며 "데이터의 원천 제공자인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데이터 구축, 관리 기관인 병원 및 공공기관의 연구 확대, 책임 면제, 참여시 인센티브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사업단장은 "우리나라의 제약시장 규모는 세계 제약시장 규모의 1.8% 수준으로, 바이오 산업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가 AI바이오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AI 바이오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오늘 설명회가 이러한 논의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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