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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핫한 HIV 예방약…국내서는 처방·개발 부진

  • 2025.06.26(목) 08:00

6년간 처방 22명…급여기준 완화 필요
국내 개발 기업 삼진·이뮤노백스 유일
"처방 및 시장 확대로 국산약 개발 유도"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는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불가능한 감염병이다. 현재 개발된 치료제들은 에이즈 원인 바이러스인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질병의 진행을 늦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지만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한다. 

이에 세계적으로 에이즈 발병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사전예방요법(PrEP) 약물이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매년 HIV 감염자들이 늘고 있지만 HIV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탓에 PrEP 약물 사용과 개발 모두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HIV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HIV에 대한 인식 개선과 더불어 PrEP 약물 처방 기준 완화와 저렴한 비용과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국산 약물 개발을 독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HIV 예방약 1일 1회 복용하는 '트루바다' 유일

현재 세계에서 허가받은 HIV 예방약물은 길리어드의 '트루바다', '예즈투고', '데스코비'와 GSK의 '아프레투드' 등 총 4개다. 이 중 예즈투고는 지난 19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약물 대비 투약 편의성이 대폭 개선됐기 때문이다.

HIV 치료에도 사용되는 트루바다와 데스코비는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알약 제형이며, 아프레투드는 1년에 6회 투약하는 주사제다. 예즈투고는 6개월에 1회, 연 2회만 주사하면 된다. 

HIV와 에이즈의 차이 /이미지=질병관리청

최근 개발된 예즈투고를 제외한 약물들은 국내에서도 허가를 받았지만 HIV 치료에 대해서만 사용이 가능하고 PrEP 요법으로 사용 가능한 약물은 트루바다가 유일하다. HIV 치료제로 2010년 허가를 받은 트루바다는 2018년 PrEP 요법에 대한 적응증(사용범위) 승인과 함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되면서 비용 부담도 대폭 줄었다. 

비급여(급여 기준 외 사용시 진료비 전액 환자 부담) 사용시 월 40여만원의 비용이 들고 급여로 처방받을 경우 6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6년간 PrEP 약물 처방 22명 불과…국내 개발사는 삼진·이뮤노백스 유일

그러나 PrEP 요법 급여 대상은 △HIV 감염인의 파트너 △고위험 직업군(유흥업소 종사자 등) 등에 한정된다. 문제는 성관계를 맺는 상대방의 HIV 감염 여부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또 HIV 미감염 입증을 위한 선별검사와 약물 상호작용 문제로 B형간염 항원·항체, C형간염 항체, 신기능 검사를 받고 해당 검사결과를 제출해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처방은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에서 트루바다를 PrEP 요법으로 처방받은 수는 2018~2023년까지 6년간 22명에 그쳤다. 

투약 편의성이 대폭 개선된 주사제들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PrEP 요법으로 사용이 불가능한데다 가격도 비싸다. 비급여로 HIV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아프레투드는 1회 주사 비용이 약 100만~200만원 사이다. 연간 600만~1200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최근 개발된 예즈투고도 미국에서 책정된 가격이 연간 2만8218달러(약 39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보다 저렴한 국산 PrEP 약물 개발에 대한 니즈가 크다. 

국내에서 HIV/에이즈 예방 약물을 개발 중인 곳은 삼진제약과 이뮤노백스바이오(전 스마젠) 두 곳뿐이다. 이뮤노백스바이오는 지난해 HIV/에이즈 백신인 'SAV001'의 임상 1상을 마치고 임상2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삼진제약이 에이즈 예방 및 치료제로 개발 중인 'SJ-3366'은 2008년 미국 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에이즈 전염 방지를 위한 외용 항바이러스제 개발 연구 과제로 선정되며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이듬해 미국에 임상1상을 신청했다는 소식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인식 개선 및 시장 확대 통해 국산 HIV 예방약 개발 유도

매년 국내에서는 1000여명의 신규 HIV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다. HIV 신규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스스로 HIV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을 인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처방받을 수 있도록 급여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 

또 투약 편의성이 개선된 주사제들의 PrEP 요법 확대와 급여 적용도 이뤄져야 한다. 특히 국산 약물 개발을 통해 가격 부담을 낮출 필요가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HIV PrEP 약물 개발에 나서지 않는 이유는 시장성이 낮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루바다의 경우 이미 특허가 만료돼 제네릭 출시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이 없어 신약뿐만 아니라 제네릭 조차 개발에 나서는 곳이 없다"면서 "우선 HIV 감염 예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개선돼야 처방이 확대되고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국산 약물 개발에 나서는 기업들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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