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디톡스가 2021년 에볼루스·이온바이오파마와 체결한 '나보타' 분쟁의 삼자 합의를 통해 확보한 두 기업 지분의 장기적 수익 실현이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에볼루스와 이온바이오파마 지분은 나보타(Nabota)의 미국 시장 성과와 연계해 확보한 합의금 성격의 전략적 자산이었으나 양사의 극명한 가치 변화로 인해 희비가 엇갈렸다.
결론적으로 에볼루스 지분은 초기 기대를 웃도는 수익을 거둔 반면, 이온바이오파마 지분은 지속적인 주가 하락과 임상 실패, 재무 악화 등이 겹치면서 기대만큼의 재미를 보지 못했다.
에볼루스 지분, 625억원 → 회수 가치 910억원
메디톡스는 지난 2021년 국제무역위원회(ITC)에 미국에서 출시, 판매 중이던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 제조공정 영업비밀을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메디톡스는 이 소송 과정에서 나보타의 미용 부문 판매를 맡았던 대웅제약의 파트너사 '에볼루스', 치료 부문 개발 및 판매를 맡은 '이온바이오파마'와 삼자합의했다. 미국과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 에볼루스와 이온바이오파마가 나보타를 허가, 판매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으로 각각 11년9개월, 15년간 판매 로열티를 지급받기로 하고 합의금 명목으로 두 회사의 지분을 취득했다.
메디톡스가 확보한 에볼루스 당시 지분은 625억원 가치를 지닌 총 746만주로, 이중 676만2642주는 주당 0.00001달러인 총 67.6달러(당시 환율 기준 약 7만5000원)에 취득했고, 나머지 70만주는 메디톡스가 90억원을 들여 시장에서 매입했다.
이후 메디톡스는 매년 에볼루스 지분을 매각해 △2022년 29억원 △2023년 406억원 △2024년 259억원 △2025년 70억원을 현금화했다. 매각 금액을 모두 합치면 지금까지 확보한 현금 수익만 약 764억원에 달한다. 이는 초기 지분 취득 가치인 625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현재 장부 기준 약 146억원 상당의 지분 169만주(지분율 2.6%)도 남아 있다. 이미 매각해 확보한 현금 수익과 남은 지분 가치를 모두 더할 경우 에볼루스 지분의 총 회수 가능 가치는 현재 기준으로 약 910억원 수준으로, 투자금 9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8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머쥐었다.
이온바이오, 지분 가치 하락…남은 건 불과 2600만원
이온바이오파마 지분은 합의 당시 원금 가치도 회수하지 못했다. 메디톡스는 이온바이오파마 지분을 액면가로 2668만주를 취득했는데 당시 비상장사였기에 발행주식 액면가 및 취득가액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에볼루스 주식 발행가격과 동일하게 계산하더라도 취득 금액은 267달러(당시 약 30만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취득 당시 지분 가치는 330억원 규모에 달했다.
메디톡스는 2023년 이온바이오파마 지분의 93.8%를 매각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현금은 약 268억원으로, 지분 상당 부분을 회수하긴 했지만 당초 지분 가치 330억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
잔여 지분은 현재로서는 회수 가능성이 낮다. 2023년 말 기준 장부가 153억원에 달했던 남은 165만주의 가치는 올해 3분기 기준 약 2600만원 수준까지 수직 하락했다. 2024년 최고 1100달러가 넘는 수준까지 상승했던 이온바이오파마의 주가가 나보타의 치료 부문 적응증(사용범위)인 만성 편두통 임상 실패와 재무 악화가 겹치면서 현재는 1달러 미만으로 추락해 지분 가치가 거의 증발한 상황이다.
나보타가 치료용으로 출시되지 못할 경우 15년간 지급받기로 한 판매 로열티도 한 푼도 건질 수 없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총 47억4000만 달러(6조9000억원)로 이 중 치료 시장이 60%를 차지, 미용 시장보다 규모가 더 크다. 만약 나보타가 치료용 임상에 성공해 출시까지 이어질 경우 메디톡스는 장기적인 판매 로열티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이온바이오파마의 주가도 대폭 상승해 지분 가치 상승에 따른 막대한 수익을 거머쥘 수 있다.
물론 이온바이오파마가 나보타를 미국 애브비의 보툴리눔톡신 '보톡스'의 바이오시밀러로 허가 및 출시 전략을 내세우고 있어 완전히 기대 수익을 상실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나보타가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아 적응증을 추가할 경우 보톡스가 보유한 9개 치료 적응증을 모두 확보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바이오시밀러는 재조합기술을 통해 단백질 구조를 유사하게 만든 것으로, 보툴리눔톡신이나 백신처럼 살아있는 균주가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은 사례가 없는 상황이다.
메디톡스는 자사 보툴리눔 톡신 품목의 미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합의 지분 수익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에볼루스와 이온바이오파마 지분은 투자목적으로 사고 팔고 한 게 아니라 자사 톡신 제조공정 기술 사용에 대한 합의로 받은 주식이라 수익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액상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MT10109L'의 미국 진출에 집중해 장기적 성장과 시장 점유율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