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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구글 특허동맹]①높고, 단단한 장벽 세웠다

  • 2014.01.27(월) 11:02

삼성-구글, 10년간 미래특허까지 공유
삼성, 글로벌 전선 구축..특허강자 부상

삼성이 구글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스마트폰 업계에서 하드웨어(제조)와 소프트웨어(OS) 최강자들간의 만남이다. 삼성과 구글은 앞으로 10년간 현재 가지고 있는 특허는 물론 앞으로 출원되는 특허까지 모두 공유하기로 했다.

 

삼성과 구글의 특허 라이선스는 관련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과 구글은 서로 가지고 있는 노하우를 큰 제약없이 광범위하게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지금보다 앞으로의 협력이 더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

 

◇ '애플의 교훈' 삼성, 잇딴 특허동맹

 

삼성과 구글의 특허계약은 양측 모두에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이 별도 운영체제인 타이젠을 개발중이고, 구글 역시 모토로라 인수를 통해 직접 제조에 나서는 구도가 시작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구글 모두 애플이라는 경쟁자를 인식해 안드로이드 체제 안에서의 공존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 IP센터장 안승호 부사장은 "구글과의 이번 계약 체결은 불필요한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며 "IT업계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불필요한 경쟁'이라는 단어는 애플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 외에도 삼성은 수년전부터 수많은 글로벌 기업들과 특허 라이선스를 체결해 왔다. 불필요한 소송전을 미연에 방지하고, 보다 혁신적인 기술을 자유롭게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의 특허 동맹은 2009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인터디지털과 인터트러스트와는 각각 통신관련 특허와 DRM관련 특허 라이선스를 체결했다. 샌디스크와는 낸드플래시, 도시바와는 반도체 관련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코닥과 카메라기술 관련 특허를, 2011년에는 IBM 및 마이크로소프트와 각각 손을 잡았다. 작년에는 반도체업계 경쟁업체인 SK하이닉스, 통신업계 경쟁업체인 노키아와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의 이같은 특허전선 확대는 애플 소송전에서 영향을 받은 부분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삼성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에서 스마트폰과 TV 등 완제품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융·복합 기술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자칫 예기치 못한 소송전에 휘말릴 수 있다. 이 경우 전체 사업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특허를 피해 기술을 개발한다는 것 역시 쉽지 않은 문제다.

 

삼성이 특허 라이선스는 아니지만 미국 코닝과의 협력을 확대한 것도 코닝이 보유한 소재분야 기술에 주목한 결과다. 삼성이 특허는 물론 기술과 소재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통해 현재는 물론 미래를 위한 기술장벽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 삼성, 특허시장 강자로 부상중

 

삼성이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단순히 하드웨어 분야의 강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삼성 자체도 IT관련 특허분야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특허관련기관인 미국 IFI CLAIMS에 따르면 삼성의 미국 특허 등록건수는 2006년 2451건에서 2012년 5081건으로 두배이상 늘어났다.

 

삼성은 지난해에도 4676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IBM에 이어 2위의 기록이다. 삼성이 보유한 IT관련 특허건수는 10만여건에 달한다. 그만큼 특허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애플과의 소송이 본격화된 이후 디자인 분야 특허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미국에서만 278건의 디자인 특허를 취득했다. 특허관련 인원도 증가세다. 삼성전자의 특허관련 인원은 지난 2012년말 450여명 수준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삼성이 애플과 장기간 소송전을 벌일 수 있는 배경에도 이같은 특허들이 작용하고 있다. 구글도 삼성이 보유한 방대한 특허에 주목했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 특허담당 고문인 앨런 로(Allen Lo)는 이번 계약과 관련 "협력을 통해 잠재적인 소송 위험을 줄이고 혁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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