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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구글 특허동맹]③'공동의 적' 애플 견제구

  • 2014.01.27(월) 17:27

삼성, 애플과 특허전서 방어력 강화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 결속 높여

삼성전자와 구글이 전략적 협력 관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특허 동맹을 맺은 것은 '공동의 적' 애플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계에 크고 작은 특허 분쟁이 잇따르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구글은 서로의 특허 자산을 공유, 보다 견고한 방어망을 쌓게 된 셈이다. 당장 미국 법원에서 삼성전자와 2차 특허 소송전을 앞두고 있는 애플이 적잖은 부담을 안게 됐다.

 

 

◇삼성, 애플과 美특허전 2차 라운드 '유리한 고지'  


삼성전자와 구글이 특허를 매개로 결속을 강화한 시점이 마침 '세기의 특허전'이라 불리는 삼성-애플 미국 특허소송 '제 2라운드'를 앞둔 때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오는 3월말 미국 법원에서 2차 본안 소송을 갖는다. 작년 11월 미국 법원 배심원단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2억9000만달러를 손해배상을 하라는 평결을 내리면서 사실상 애플 손을 들어줬다.

 

담당 판사인 루시 고는 2차 소송을 앞두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에게 내달 중순까지 법원 밖에서 따로 만날 것을 지시했다. 두 회사 최고경영자가 대승적 합의를 위해 담판을 지으라는 것이다. 하지만 앞서도 몇 차례 두 회사측은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소득이 없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극적 합의를 이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구글이라는 강력한 특허 '우군'을 확보해 애플과 협상 테이블에서 좀더 목소리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구글은 삼성전자에 강력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는 지난 2011년 기준으로 1만7000개의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출원 중인 7000개를 합치면 총 2만4000개에 달한다. 이는 캐나다 휴대폰 업체 노텔이 보유한 7000개에 비해 4배 가량 많은 것이다.

 

삼성과 구글의 특허공유가 모바일을 비롯한 전 분야에 걸쳐 이뤄졌고 특히 구글의 자회사인 모토로라의 특허까지 포함한 것임을 감안하면, 삼성은 애플을 상대로 한 특허 분쟁에서 협상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세계 10여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는 삼성-애플 특허전이 삼성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 삼성-구글 특허동맹으로 덩치 키워 

 

삼성-구글의 특허동맹은 방어에만 머무르지 않을 전망이다. 두 회사는 강력한 특허 자산을 바탕으로 글로벌 IT 기업들을 거세게 몰아부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에릭슨, 소니 등과 연합해 '록스타 컨소시엄'을 꾸리고 지난해 10월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특허소송전에 착수한 바 있다. 록스타는 지난 2009년에 파산한 캐나다 노텔의 특허를 45억달러에 사들였다. 록스타가 정조준하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와 HTC, 화웨이 등 구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제조사다. 사실상 애플과 구글 간의 대리전으로도 볼 수 있다. 

 

삼성-구글은 이제 한 몸으로 외부 특허 공세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덩치가 커지면서 더 이상 특허전에 휘둘리지 않을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날 구글의 특허 담당 고문인 앨런 로(Allen Lo)가 "삼성전자와 크로스 라이선스를 맺어 기쁘다"며 "이러한 협력을 통해 잠재적인 소송 위험을 줄이고 혁신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안승호 삼성전자 IP센터장(부사장)도 "구글과의 이번 계약 체결은 불필요한 경쟁보다 협력을 통해 더 발전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IT 업계에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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