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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서 만난 현대重 노사 '손은 잡았는데…'

  • 2014.11.04(화) 18:06

권오갑 사장·정병모 위원장, 화합 분위기 연출
서로 선물 전달.."임단협 원만히 마무리하자"

오는 7일 '20년만의 파업'이 예고돼 있는 현대중공업에 오래간만에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사측 대표인 권오갑 사장과 노측 대표인 정병모 노조위원장이 손을 맞잡은 것.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과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4일 현중어머니회가 주최하는 '사랑의 기증품 판매전' 바자회에서 만났다.
 
이 바자회는 매년 현대중공업 노사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임직원들이 기증한 물품을 판매하는 행사다. 행사 수익금으로 김장을 담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한다. 그동안 현대중공업 노사는 이 행사에 늘 함께 참석해왔다.
 
하지만 이번 바자회는 종전과는 달랐다. 현대중공업은 20년만의 파업 위기에 직면해있다. 노사간 의견차이로 임단협이 아직 타결되지 않았다. 임금협상은 평생선을 긋고 있다. 단체협상은 일부 안에 대해서만 합의를 이룬 상태다.
 
행사 개막식이 끝나자마자 손을 먼저 내민 것은 권오갑 사장이었다. 권 사장은 정병모 노조위원장에게 악수를 청하며 "단체협약 합의의 악수"라고 말했다. 정 위원장도  웃으며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에 응했다.
 
 
일단 분위기는 좋았다. 사측과 노조를 대표하는 수장들이 손을 잡아서다. 이후 권 사장과 정 위원장은 서로의 어려운 사정을 토로했다. 권 사장은 사상 최대 손실을 본 회사의 사정과 사측의 고충을 이야기했다.
 
정 위원장도 그동안 세계 1위 조선소를 만든 주인공인 노조원들이 처한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권 사장과 정 위원장은 서로의 말에 공감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어갔다는 후문이다. 두 사람은 모두 "단체협상을 원만하게 마무리하자"고 말했다. 
 
이어 권 사장과 정 위원장은 바자회가 열리고 있는 현대중공업 사내 체육관을 함께 둘러보며 물품을 구입했다. 또 함께 자원 봉사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격려했다. 대립하는 노사가 아닌 잠시나마 과거의 화합하는 노사의 모습을 보여줬다.
 
의류 판매 코너에서는 카우보이모자를 서로 사서 씌워주기도 했다. 특히 정 위원장은 권 사장에게 "부인 선물로 따로 하나 사 드리겠다"며 모자를 골라 줬다. 권 사장도 화답하는 차원에서 그림 액자 2점을 구입했다. 권 사장은 그림을 전달하며 "노동조합 사무실에 걸어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번 행사의 주최측은 현중어머니회 회원들은 "단체협상을 노사가 서로 양보해서 원만한 타협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 위원장도 "여러분의 관심에 잘 마무리될 것이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바자회에서 처럼 노사 양측이 서로 원만하게 임단협을 타결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며 "회사가 어려운 만큼 노조도 권 사장의 손을 맞잡은 오늘의 마음처럼 보다 현명하고 상호 윈-윈할 수 있는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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