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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골든타임]⑥기고-"경기회복 기회로 삼자"

  • 2014.12.09(화) 11:24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최근 국제 유가는 서부텍사스원유(WTI)는 물론 두바이유 등이 60달러대로 하락하면서 국제유가의 하향 안정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2월 초 현재 WTI는 67.4달러로, 브렌트유는 70.1달러로 54개월 만에 최저치, 두바이유는 67.1달러로 6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러한 국제 유가 하락세는 무엇보다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원유 수급의 불균형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 유가하락, 어떤 영향 주나

 

수급 측면과 국제금융시장의 자금흐름, 달러화 향방들을 고려해 볼 때 국제 유가는 향후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크다.

 

수요 측면에서 볼 때 국제 유가는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중국 등 그동안 세계 원유 수요 증가를 주도해 온 신흥국 경기회복 지연으로 원유 수요 압력이 완화될 것이다. 지난 10월 IMF의 세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세계 경제는 지난 7월 전망에 비해 0.2% 포인트 낮은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며 개도국도 동일한 현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 측면에서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비(非) OPEC 국가들의 오일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국제 유가의 하방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대비 2015년 세계 석유 생산량은 OPEC 국가가 0.3% 감소하는 반면 비 OPEC 국가는 8.3% 증가하여 총 4.8%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통오일 뿐 아니라 비전통오일(타이트오일) 개발 붐으로 생산량이 동기간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제상품시장에서도 투기자금이 대거 이탈하고,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국제 유가를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 선물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6월 말 대비 11월 말 44.8% 감소했고, 영국의 ICE(Intercontinental Exchange, Inc)의 브렌트유 순매수 포지션도 동기간 74.2% 감소하였다.

 

더욱이 최근 달러화 강세도 국제 유가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데, 달러화는 2015년 말까지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이처럼 현재의 수급 여건과 국제금융시장의 자금흐름 등의 여건을 고려해 볼 때 국제 유가 하락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 유가 하락은 국민소득 증대와 물가 하락에 의한 소비와 생산 증대 효과 이외에 불확실성 저하에 따른 기업투자심리 개선을 통한 투자 증대 효과를 유발해 국내 경기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경제의 경우 국제 유가 10% 하락 시 소비 0.68%, 투자 0.02%, 수출 1.19% 등의 개선효과를 가져오면서 GDP는 0.27%, GNI는 0.41% 상승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또 소비자물가도 0.46%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재의 국내 여건을 고려할 때 저물가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국내 경제가 처한 상황을 볼 때 국제 유가 하락은 경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나, 물가 하락 현상이 지속되면서 저물가 현상의 고착화를 유발할 우려도 존재하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

 

우선 국제 유가 하락기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유가가 상대적으로 싼 기간 동안 유류 비축량 증대, 오일 생산국에 대한 장기수급계약 조정 등을 통한 오일 수입 비용 축소, 오일 자원 개발 투자 효율성 제고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르는 비용 절감 효과가 경제 전반에 파급되어, 경기 개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유류 불공정 거래 관행을 억제하는 한편, 유가 변동에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 및 서비스 가격 모니터링 강화 및 공정성 제고와 같은 정책이 필요하다. 더욱이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르는 비용 절감효과가 기업의 R&D, 인적자원개발 등으로 전환되어 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도 병행되어야 한다.

 

셋째, 적극적인 금융·통화·재정정책을 통한 경제전반의 유효수요 창출 노력을 가속해야 한다. 국제 유가 하락으로 저물가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적극적인 금융·통화·재정정책을 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넷째, 기업들도 유가 하락에 따르는 비용절감효과가 전반적인 생산성 증대 효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정부도 이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유가하락세를 기회로 삼을 만한 업종이나 기업에 대한 선택적 영업 확대 전략도 필요하며, 이러한 유망 업종 선정을 위한 면밀한 검토도 동시에 진행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제 유가는 당분간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나, 산유국들의 정세 불안정 등 국제 환경 악화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도 필요하다.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저유가가 세계 경제에 새로운 리스크로 부상할 수도 있다.

 

글로벌 석유업체와 산유국들이 입게 될 직접적인 타격은 물론이고 중소 에너지 기업 도산이 촉발하는 신용경색 사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기업과 정부 모두 이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2008년 美 퍼듀대(Purdue Univ.)경영학과 졸업
2009년 美 브랜다이스대(Brandeis Univ.) 금융학 석사
2009년~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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