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지난 2009년이후 처음으로 임원 급여를 동결하면서 다른 기업으로의 확산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임원들은 최대 30%까지 임금을 반납한 상태고, SK이노베이션 등은 내년 직원들의 급여를 동결키로 합의한 상태다.
19일 삼성에 따르면 내년 삼성전자 등 모든 계열사 임원 2000여명의 급여가 동결된다. 다만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성과인센티브(OPI)는 그대로 지급된다. 삼성 관계자는 "각 계열사 인사팀에서 개인메일로 이같은 내용을 전달했다"며 "임원들이 솔선수범한다는 차원에서 급여를 동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임원 급여를 삭감한 바 있다. 당시 삼성은 연봉 20% 삭감과 함께 직급에 따라 성과급 반납을 실시한 바 있다.
이번 임원 급여 동결은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삼성 계열사 전체적으로 올해 실적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년 전망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19조7366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영업이익도 4조원 초반대로 전망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23조~24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36조7850억원과 비교해면 10조원 이상 이익규모가 줄어들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실적부진은 주력사업중 하나인 무선사업이 고전한 영향이 크다. 이미 무선사업부 임원들은 경비절감과 함께 지난 상반기 목표달성장려금(TAI)중 25%를 반납하기도 했다.
재계에서는 삼성의 임원 급여 동결이 미칠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다른 기업들 역시 상황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 포스코는 올해 권오준 회장이 취임하며 급여중 30%를 반납했고, 다른 임원들 역시 10~30%의 급여를 반납한 상태다. 황창규 KT 회장도 취임 당시 기본급의 30%를 반납한 바 있다.
최악의 실적부진에 빠진 현대중공업 역시 권오갑 사장이 경영정상화까지 급여 전액을 반납키로 했다. 임원들도 급여의 10~30%가 깎였다. 올해 구조조정을 진행한 현대나 동부그룹 역시 급여가 동결된 상태다.
임원외에 직원들의 급여가 동결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2일 내년 임금을 동결하는 안이 노조 찬반투표에서 통과됐다. SK이노베이션 임원들은 이미 급여의 10~15%를 반납한 상태다.
실적부진으로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실시한 한화생명 역시 내년 임금이 동결된다. 금호석유화학도 최근 노조와 올해 임금동결에 합의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이 임원 급여를 동결한 만큼 다른 기업들도 인상폭을 최소화하거나 동결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겠냐"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