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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삼국지]②금호 "다시 뛴다"

  • 2015.01.30(금) 08:26

5년만에 워크아웃 졸업..정상화 박차
채권단 지분인수 문제 남아..실탄 부족

작년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가 다시 출발선에 섰다. 금호타이어는 한때 국내 1위인 한국타이어를 위협할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다.

 

하지만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승자의 저주'에 빠지면서 금호타이어도 함께 추락했다. 금호타이어가 시련을 겪는 동안 한국타이어는 더 멀리 달아났고 넥센타이어는 바짝 쫓아왔다.


◇ 그룹 때문에..고난의 5년

 

금호타이어가 겪었던 시련의 씨앗은 2006년 모기업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후에도 거침 없는 행보를 이어갔다. 2008년엔 택배업계 최강자인 대한통운도 인수했다. 재계 순위도 경쟁사인 한진그룹을 제치고 7위까지 올라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몰락을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에게도 먹구름이 몰려들었다. 경기침체는 건설경기를 얼어붙게 했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금호아시아나는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다.



결국 2009년 대우건설 재매각에 나섰다. 2011년에는 대한통운을 CJ그룹에 팔았다. 대우건설은 새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산업은행에 넘겼다. 그 사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계열사들은 일제히 '승자의 저주'에 빠져들었다.

2009년 12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형제의 난도 있었다.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사이의 갈등으로 결국 2010년 그룹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갈라섰다.
 
◇ 재도약 발판 만든다

채권단 체제하에서 금호타이어는 꾸준히 성과를 냈다. 한국타이어를 위협할만큼 기술력과 제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금호타이어는 작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부채비율도 2010년 858%에서 작년 3분기 273%대까지 떨어졌다. 기업 신용등급도 BBB-에서 BBB로 한단계 올라섰다.
 
위크아웃 졸업 이후 불거진 임단협 문제도 비교적 원만하게 해결했다. 임금체계 개선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지만 일단 노사 양측이 합의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 금호타이어 중국 난징공장 조감도

금호타이어는 채권단 체제하에서 제한적이었던 해외 투자도 다시 재개한다. 총 투자금액은 7000억 원 가량된다. 중단됐던 해외 공장 건설에 박차를 가해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생각이다.
 
금호타이어는 내년 초 완공 예정인 미국 조지아공장 건립에 3000억~4000억원을 투입한다. 미국 조지아 공장은 2008년 착공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공사를 중단한 상태인데 올해부터 이를 재개해 오는 2016년 초부터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중국 난징 공장도 난징시와 확대 이전에 합의했다. 난징 공장에는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한다. 현재 난징 시내에 위치한 금호타이어 공장은 난징시에서 30㎞ 떨어진 난징 푸커우 경제개발구 내 신규 부지로 이전한다. 내년 말까지 이전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국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금호타이어의 중국 점유율은 2010년 10%를 넘었지만 2013년에는 4%대로 떨어진 상태다.
 
국내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지난 2013년 기준 금호타이어의 시장점유율(승용·SUV 교체용 타이어 기준)은 32%다. 한국타이어는 44%, 넥센타이어는 19%다. 2010년 24%까지 급락했던 것을 감안하면 상당부분 회복한 상태다. 다만, 대리점 확대와 마케팅 비용 등 투자 수요가 많아 재무적으로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박삼구 회장 '실탄'에 달렸다

금호타이어에게는 여전히 리스크가 남아있다. 워크아웃 졸업과 함께 분위기 반전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채권단이 가진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박삼구 회장이 다시 되찾아와야 한다. 그래야만 금호타이어에 대한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

금호타이어의 지분은 채권단이 42.1%를 보유하고 있다. 박삼구 회장은 채권단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박삼구 회장이 이 지분을 사들일 실탄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박삼구 회장에게 금호타이어는 후순위다. 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금호산업을 되찾아오는 것이 급선무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0.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아시아나항공이 금호터미널, 금호사옥, 금호리조트 등을 지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호산업 지분 가치를 6000억원선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박삼구 회장이 동원할 수 있는 자금력은 1500억원 선에 불과하다. 결국 금호산업도 금호타이어도 박삼구 회장의 실탄 투입 능력에 따라 운명이 갈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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