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나 봅니다. 특히 미운 짓, 나쁜 짓을 한 기업은 살아남기 힘든 세상입니다.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보편화 하면서 요즘은 작은 허물도 백일하에 드러납니다. 기업은 상품이든 서비스든 팔아야 살아남는데, 미운 털이 박혀 소비자가 외면하면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브랜드 가치평가 회사인 브랜드스탁이 올해 1분기 대한민국 100대 브랜드 가치평가 지수(BSTI)를 발표했는데요. 그 결과를 보면 ‘브랜드 평판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여실히 드러납니다.
지난 겨울, 세상을 시끌벅적하게 했던 ‘땅콩 회항’ 사태로 대한항공의 브랜드 가치는 작년 종합 순위(6위)보다 무려 39계단 하락한 45위로 내려앉았습니다.
'라면 상무' '빵 회장' 등 소위 가진 자들의 '갑질'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거죠.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 직원들에게 씻을 수 없는 모욕감을 줬는데요, 이 일로 조 부사장은 현재 징역을 살고 있습니다.
브랜드스탁 측은 “대한항공의 경우 워낙 강력한 악성 이슈에 휘말려 브랜드 가치가 어느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하락 폭이 전례 없이 컸다”며 “시장의 변화 속도가 빨라지며 브랜드 가치도 각종 이슈에 따라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카스도 ‘소독약 냄새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습니다. 브랜드 가치가 천장에서 바닥으로 고꾸라졌습니다.(28위→98위)
작년 여름 시원한 맥주로 더위를 식히려고 카스를 마셨던 사람들은 역겨운 냄새 때문에 불쾌감을 느꼈는데요. 카스 측(오비맥주)은 문제가 불거진 후 석 달 동안 별 문제가 아니라고 발뺌을 했었죠.(결국 장인수 오비맥주 사장은 9월 16일 “소비자에게 불편과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공식 사과합니다.)
작년 하반기 개인정보 유출로 입길에 오르고, 네이버 라인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카카오톡도 작년 종합 순위 3위에서 6계단 밀려 9위로 떨어졌습니다.
상위권에는 갤럭시와 이마트가 나란히 1, 2위를 지킨 가운데 롯데백화점이 카카오톡의 부진을 틈타 작년 5위에서 3위로 뛰어 올랐습니다. 이어 인천공항, 롯데월드 어드벤처, 네이버, 신라면, 참이슬, 신한카드 등이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이폰은 대화면 폰으로 시류에 영합한 아이폰6의 열풍에 힘입어 작년보다 8계단 높은 11위로 약진해 삼성 갤럭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삼성은 4월 10일 출시되는 갤럭시S6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습니다.
1분기에 순위가 가장 많이 상승한 브랜드는 구글로 작년보다 무려 41단계나 순위를 끌어올리며 25위에 랭크 됐습니다. 반면 페이스북은 4계단 떨어진 24위, 트위터는 12계단 밀린 38위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1분기에 100위 안에 새로 진입한 브랜드는 코레일(75위), 밴드(81위), 스파크(94위), BC카드(95위), 에이스침대(96위), 삼성모니터(99위), GS25(100위) 등 총 7개로 나타났습니다.
아이러브스쿨의 모바일 버전인 밴드는 중장년층의 사랑을 받으면서 출시한 지 28개월만에 누적 가입자 400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네이버는 밴드가 주요 SNS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보고 자체 결제와 검색 기능 등을 도입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 BSTI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230여개 부문의 브랜드 950여개를 대상으로 브랜드스탁 증권거래소의 모의주식 거래를 통해 형성된 브랜드 주가지수(70%)와 소비자 조사지수(30%)를 결합한 브랜드가치 평가모델이다. 만점은 1000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