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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기]현대차, 살 길은 '친환경차'

  • 2015.06.26(금) 10:12

친환경차 개발에 총력..'소형SUV'도 주목
신시장 선점, 판매 확대로 위기 돌파

일본의 부활과 중국의 추격으로 한국 제조업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기존 사업분야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새 먹거리로 삼고 있는 사업에 대한 소개와 미래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현대차그룹이 위기에 봉착했다. 내수 부진에 이어 믿었던 해외 시장마저 흔들리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과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뼈아프다. 일각에서는 이제 현대차그룹의 성장이 정체 상태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작년 글로벌 판매 800만대를 넘어섰다. 글로벌 판매 순위 4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그동안 추구해왔던 양적성장은 이룬 셈이다. 이제 남은 것은 또 한번의 모멘텀을 만드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차'와 '소형 SUV'에 기대를 걸고 있다. 
 
◇ 친환경차에 '전력투구'

 

현대차그룹이 최근들어 전력투구하는 분야는 친환경차다. 지구 온난화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니즈도 점점 친환경차로 옮겨가고 있다. 아직은 가솔린과 디젤 차량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친환경차가 빠른 속도로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차량을 통한 성장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동안은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운 차량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해왔지만 그마저도 이제는 힘에 부친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방향 전환을 모색해왔다. 그 전환의 시작이 친환경차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해 향후 4년간 총 81조원의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체 투자액의 85% 이상인 68조9000억원을 자동차부문에 투입한다. 이중 친환경차 부문에 총 11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현대차그룹의 이런 계획은 현재 순항 중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계획했던 친환경차들을 차근차근 선보이고 있다. 기존 모델들의 친환경 버전들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선보인 'LF쏘나타 하이브리드 모델'에 이어 다음달에는 국내 첫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인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다.

 

기아차도 다음달 출시 예정인 '신형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해 4분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내년 초에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는 단순히 기존 모델의 심장을 바꾸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존 모델들의 친환경 버전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최종 단계에서는 친환경 전용 모델로 승부하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친환경차 로드맵을 발표한 상태다. 2020년까지 하이브리드 12종,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6종, 전기차 2종, 수소차 2종 등 총 22개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구축해 이 분야에서 글로벌 톱에 오르겠다는 포부다. 수소차의 경우에는 이미 개발을 완료하고 도요타의 수소차 '미라이'와 경쟁에 들어갔다. 현재는 수소차의 가격을 40~50%가량 낮추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 계속 커지는 시장

 

친환경차 시장은 장밋빛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미 친환경차 시대가 도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전체 자동차 판매의 0.7%(48만대)에 불과했던 친환경차 판매는 작년 2.2%(187만5000대) 수준까지 늘어났다.

 

비록 현재는 유가 하락으로 판매가 주춤하지만 장기적으로 유럽의 유로6와 같은 각종 환경 규제 강화를 고려하면 친환경차 시대는 생각보다 빨리 현실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글로벌 자동차 관련 전문 분석기관들은 오는 2020년이면 친환경차 판매가 전체 자동차 판매의 6%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자료=IHS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인 IHS에 따르면 현재 가장 대중적인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작년 184만대 판매에서 오는 2020년 394만대로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도 2019년 100만대 돌파에 이어 2020년에는 139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친환경차는 기술력(배터리 충전시간, 주행거리)과 인프라(충전소) 문제가 해결되면 내연기관과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에서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자료=IHS

 

IHS는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작년 134만대에서 오는 2020년 6504대로, 전기차는 2020년 101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친환경차 시장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들이 쏟아지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앞다퉈 친환경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도요타의 점유율은 60%에 달했다. 그 뒤를 혼다(14.7%), 르노-닛산(8.2%) 등 일본 업체들이 전체 친환경차 시장의 82.5%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이름을 각인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 글로벌 '소형SUV' 시장 공략
 
현대차는 오는 7월 글로벌 전략 소형 SUV인 '크레타'를 선보인다. 현대차가 '크레타'에 '글로벌 전략 차량'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은 향후 현대차의 미래 전략이 '소형 SUV'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 시장에서 처음 출시하지만 향후에는 미국과 유럽 등으로 판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미래 성장전략으로 친환경차를 선택했다. 하지만 기존의 차량들을 무시하고 갈 수는 없다. 따라서 이미 포화상태인 시장을 공략하기보다는 새롭게 확대되고 있는 시장을 노리겠다는 생각이다.
 
현대차가 선택한 '소형 SUV' 시장은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90년대부터 지난 2000년대 초반까지 소형 SUV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그 이후에는 중국과 유럽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제 소형 SUV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핫 아이템'이 됐다.
 
▲ 출처:IHS,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자료 재인용
   *괄호 안은 세그먼트(단위:만대)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전체 판매 차량 대비 SUV의 비중은 지난 2009년 12.3%에서 올해 20.6%로 늘어난다. 특히 소형 SUV에 해당하는 B세그먼트 SUV의 경우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32.9%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준중형급인 C세그먼트 SUV도 같은 기간 23.1%, 중형인 D세그먼트 SUV는 14.8%, 준대형인 E세그먼트 SUV도 10.4%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SUV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현대차는 이런 트렌드에 맞춰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생각이다. '크레타'를 국내가 아닌 인도에 출시하는 것도 인도를 교두보 삼아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겠다는 계산이다.
 
현대차는 이미 중국 시장에 현지 전략형 모델인 ix25를, 기아차는 KX3를 선보여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소형 SUV의 성공 가능성을 이미 중국 시장에서 체크한 셈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향후 집중할 부문으로 '소형 SUV'를 선택했다"며 "소형 SUV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판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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