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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먹거리 찾기]삼성의 미래, 'B2B2C'에 베팅

  • 2015.06.25(목) 10:38

B2B에 B2C개념 접목..신시장 만들기 나서
이재용 부회장 강한 의지..M&A도 강화

일본의 부활과 중국의 추격으로 한국 제조업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침체에 빠진 내수시장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기존 사업분야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들어 기업들이 새 먹거리로 삼고 있는 사업에 대한 소개와 미래 전망 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B2B2C. 기업간거래(B2B)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가 합성된 이 단어는 최근 삼성 내부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중 하나다. 특히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B2B2C 사업 확대를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기존사업, 특히 스마트폰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B2B2C 분야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개념의 패키지나 플랫폼을 통해 신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 B2B2C가 뭐길래?

 

삼성은 지난달부터 사내방송을 통해 4차례에 걸쳐 B2B2C 개념을 전파했다. 주요 내용은 ▲게임의 룰(rule)이 바뀐다 ▲플랫폼과 솔루션 ▲브랜드와 마케팅 ▲B2B2C의 시대, 누가 주인공이 될 것인가? 등이다.

 

삼성은 우선 B2B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008년 7800억엔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쟁력을 잃어가던 일본 히타치가 철도인프라비즈니스라는 시장을 공략해 부활에 성공한 사례도 제시했다. 단품이 패키지로, 지역시장이 글로벌 거대시장으로 변화하는 등 B2B시장에도 룰이 바뀌고 있다는 진단도 내놨다.

 

"B2C의 DNA를 B2B로 이식한다면 그 B2B 기업은 시장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가치를 발견하게 될 것"이라는 보스턴컨설팅 마시모 루소 수석연구원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삼성은 새로운 B2B시장 공략을 위해선 잠재적인 니즈를 발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개념을 확대한 브랜드 전략과 함께 비즈니스의 출발은 '소비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기술발전과 함께 B2B와 B2C가 결합해 거대한 통합시장이 생성되고 있는 만큼 기존 시장과 경쟁자, 소비자를 새롭게 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이 B2B기업을 상대로 거래하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나 주력사업을 PC에서 IT솔루션으로 변경한 IBM 사례처럼 삼성 역시 이런 사업모델을 키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B2B2C 개념을 발전시키기 위해선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정의했다. 모든 기존 제품의 개념과 정의가 플랫폼을 통해 다시 정의되고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품과 솔루션 서비스가 결합한 스마트홈이나 스마트 팩토리 등 패키지 형태의 스마트 플랫폼이 새로운 빅마켓을 만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삼성은 특히 B2B2C 시장에서는 단순한 제품 중심이 아닌 종합 솔루션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6에 보안프로그램인 녹스를 탑재해 일반 소비자 외에 기업고객들을 공략하거나, 사물인터넷을 이용해 가전제품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홈을 만들고 있는 것 역시 B2B2C 개념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 M&A 행보도 B2B2C 강화에 초점

 

삼성이 최근 해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이후 20여건에 가까운 인수합병이나 해외지분 투자에 나섰다. 특히 최근 인수합병 대상을 보면 삼성이 지향하고 있는 목표가 유추된다.

 

지난해 8월에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기업인 스마트싱스, 북미 시스템에어컨 유통업체인 콰이어트사이드를 인수했고, 9월에는 캐나다 모바일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인 프린터온을 사들였다.

 

올 1월에는 브라질 프린팅 솔루션 업체인 심프레스도 인수했다. 프린터온과 심프레스는 기업용 프린터 시장 공략을 위해 필요한 기업들이고, 콰이어트사이드는 시스템에어컨 유통망 확보를 위한 결정이다. 기업용 프린터 시장이나 시스템에어컨 등의 경우 가정용과 달리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만큼 현지기업 인수를 통해 기회를 노리겠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이 이처럼 'B2B2C' 개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은 기존 소비자 위주 시장에서 한계가 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주력사업인 스마트폰은 제품이나 주기에 따라 실적변동이 커지는 구조다.

 

반면 B2B시장은 사업이 한번 자리를 잡으면 안정적인 매출이나 이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다. 사업 특성상 기존 거래관계를 바꾸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 역시 그동안 B2C 분야에서 쌓은 노하우를 B2B사업에 접목해 시장에 진입할 경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을 한 셈이다.

 

삼성의 이같은 전략은 이재용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이 부회장은 평소 B2B사업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IBM의 변신 사례를 꼽으며 삼성전자가 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힌 바 있다.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사업을 기반으로 휴대폰과 TV 등 소비자 제품을 키웠다면 이 부회장은 지금의 사업구조를 활용해 B2B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분석이다.

 

삼성이 올해초 '삼성비즈니스'라는 B2B 브랜드를 만든 것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홍원표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전략실(GMO) 사장은 사내방송에서 "삼성비즈니스라는 B2B 브랜드를 통해 고객이 더 쉽게 인지하도록 할 것"이라며 "그동안 B2C사업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기술을 통해 차별적 가치제공과 산업별 솔루션 제공을 통해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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