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예상되는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쌓으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현대중공업은 26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대비 12% 감소한 10조918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64.9% 증가한 6784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전년대비 69.1% 늘어난 4514억원이었다.
현대중공업의 3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은 조선부문 반잠수식 시추선 계약 취소에 따른 선(先)손실, 유가하락 등 해양부문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예상 손실 충당금 등을 반영한 결과다. 또 현대커민스 등 부실법인 및 중국 건설장비 사업 정상화를 위한 중국내 법인 청산 등 사업 구조조정 비용이 증가한 것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가가 최근 배럴당 40달러대로 대폭 하락하면서 반잠수식 시추선의 계약 취소사태가 발생했다"며 "해양부문은 선주로부터 받기로 돼있던 체인지 오더(Change Order)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설계변경에 따른 인도지연 등 예상치 못한 손실 발생이 예상돼 이를 충당금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작년부터 진행해온 부실 해외법인의 청산비용도 이번 분기에 손실로 처리했다. 현대중공업이 청산을 진행하고 있는 법인은 풍력 기어박스를 생산하는 독일 야케법인과 건설장비 엔진을 생산하는 현대커민스, 태양광 모듈을 생산하는 현대아반시스 등이다. 중국 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장비 부진으로 중국 태안법인이 청산에 들어갔고 북경법인은 합작사와 청산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오는 4분기부터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조선부문에서 일반상선은 흑자로 돌아서는 등 저가 수주 물량이 점차 해소되고 있고, 해양부문도 현시점에서 예상되는 손실을 모두 미리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또 전기전자, 엔진 등 다른 사업분야에서 지속적인 원가절감을 하고 있어 4분기가 실적개선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비록 3분기 흑자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앞으로 ▲수익성 위주 영업전략 ▲책임경영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 ▲지속적인 원가경쟁력 확보 ▲주식 매각 및 부실법인 청산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실적개선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