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 쇼크로 조선 빅3 누적 손실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올해 국내 조선업계 수주금액이 작년의 4분의 3 수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조선 업황 부진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10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가 내놓은 ‘2015년 3분기 조선해운 시황 및 전망’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계의 올 1∼3분기 누적 수주액은 190억5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4% 감소했다. 연구소는 올해 연간 수주액은 240억 달러에 그쳐 작년(327억1000만 달러)보다 26.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수주량 기준으로는 1∼3분기 877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로 작년 동기보다 2.5% 줄었다. 연간으로는 작년(1260만 CGT)보다 13% 감소해 1090만 CGT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소가 국제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의 자료를 토대로 국내 조선 업계의 선종별 수주실적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컨테이너선(79% 증가)과 유조선(64% 증가)을 제외한 대부분 선종이 감소 추세를 보였다. 벌크선 수주는 0건, 해양플랜트(FSRU)는 1건에 그쳤고 제품운반선은 32% 줄었다.
다만, 2013년 수주량이 많았던 영향으로 건조량은 지난해 1210만CGT에서 올해 1280만CGT로 6%가량 증가하고, 수출액도 지난해 398억9000만 달러에서 411억 달러로 3%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국내 조선 산업이 빈사 상태에 빠진 것은 세계 조선 업황의 부진과 연결돼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전 세계 선박 발주액은 537억6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41.9% 급감했다. 발주량은 2334만CGT로 작년 동기대비 32.8% 줄었다.
내년에도 침체는 지속될 전망이다. 연구소는 “해양플랜트 시장의 극심한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운시황이 악화된 영향으로 상선시장조차 별다른 발주 모멘텀이 보이지 않아 2016년까지 수주 감소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시황을 주도한 대형 컨테이너선도 올해 집중 투자가 이뤄진 만큼 내년에는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의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LNG 연료를 택할지, 석유계 연료를 택할지 결정이 쉽지 않아 당분간 관망하다가 2017년부터 신규 투자가 서서히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또 불황기에 한국 조선소에 적잖은 물량을 제공한 LNG선 시장 역시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