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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다시 달리자!]코오롱, 신소재 기술로 승부

  • 2015.11.23(월) 10:47

코오롱인더, 유연 유기태양전지 개발 주력
코오롱플라스틱, 복합소재 콤포지트 양산 눈앞

세계 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가운데 한국 기업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정부의 전방위적 지원에 힘입어 부활하고 있는 일본기업과 가격과 기술 모두 턱 밑까지 추격한 중국기업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부단한 혁신을 통해 위기를 퀀텀 점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주요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지난 1954년 국내 최초로 나일론 독점 공급 사업을 시작한 코오롱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재기업 중 하나다. 특히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을 혁신시키겠다’는 일념 아래 새로운 소재 개발에 주력해오고 있다.

 

최근에는 하이테크 산업 및 고부가가치 소재를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유기태양전지와 코오롱플라스틱의 콤포지트(KompoGTe 자체 브랜드) 소재가 주인공이다.

 

 

◇ '태양전지' 선두기업으로 도약

 

코오롱인더는 그동안 쌓아온 필름생산 및 제어기술, 롤투롤(Roll to roll) 연속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2009년부터 플렉서블 유기태양전지 모듈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11년에는 ‘차세대 유기태양전지 개발’ 국책사업 수행업체로 선정돼 산·학·연의 최신 기술개발 현황을 논의하는 유기태양전지 심포지엄을 해마다 개최, 국내 유기태양전지 개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의 유연 유기태양전지는 유기물 기반으로 제작된 태양전지다. 기존 무기태양전지보다 가볍고 유연해 형태 및 색상구현이 자유롭다. 실외 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작동이 가능해 의류와 포장지, 벽지, 소형 전자기기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다. 또 저가 생산이 가능해 성장성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유기태양전지 시장은 현재 태양광 시장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지만 2009년부터 소형 모바일 앱과 BIPV(건물 일체형 태양광모듈)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유기태양전지 생산량은 올해 94MW(메가와트)에서 오는 2020년에는 1GW(기가와트)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 자료: 최신 유기태양전지 양산 기술 및 시장전망(SNE리서치)

 

유기태양전지는 다른 종류의 태양전지에 비해 광전환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코오롱은 2013년 11.3%의 광전환 효율(단위소자)을 달성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효율이다. 아직까지 상용화하기엔 부족하지만 코오롱은 가장 앞선 기술을 확보해 유기태양전지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코오롱은 섬유 및 패션 사업에도 유기태양전지 소재를 활용할 계획이다. 가볍고 유연한 유기태양전지의 장점을 살려 웨어러블 디바이스 소재로 사용하면 패션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코오롱 관계자는 “유기태양전지의 핵심인 광전환 효율에 있어 앞선 기술을 확보한 가운데 이를 발전시켜 빠른 상용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웨어러블 디바이스 소재로 활용하면 회사의 미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경량화 신소재 '콤포지트'

 

코오롱인더의 자회사인 코오롱플라스틱은 열가소성 탄소섬유 복합소재와 장섬유(가늘고 길게 연속된 매우 긴 섬유) 강화 복합소재를 아우르는 자체개발 소재(콤포지트) 양산을 앞두고 있다.

 

열가소성 탄소섬유 복합소재는 고분자 수지에 탄소섬유가 강화재로 결합된 형태다. 무게는 철의 4분의 1, 강도는 철의 10배에 달한다. 특히 열가소성 탄소섬유 복합소재는 재활용이 가능하고 가공성 및 충격강도가 우수하다. 생산비용이 저렴해 탄소섬유의 가장 큰 단점이던 가격 경쟁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장섬유 강화 복합소재는 열가소성 고분자에 강화재인 장섬유를 결합한 제품이다. 기존 단섬유보다 섬유 길이가 길어 강도와 내충격성, 내열성 등이 강화됐다. 콤포지트는 이 두 소재를 포함한 코오롱의 자체 고강도 복합소재 브랜드다.

 

코오롱 관계자는 “콤포지트는 기존 소재보다 무게를 대폭 줄이면서도 강도와 가공성이 우수해 차세대 경량화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며 “자동차와 항공기, 우주선 등 적용 분야와 해외 시장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코오롱플라스틱은 자체 개발한 경량화 신소재 콤포지트(KompoGTe)를 내년부터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실제 코오롱은 지난 달 콤포지트를 들고 유럽 시장에 뛰어들었다. 독일 프리드리히스하펜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산업전시회 ‘파쿠마(FAKUMA) 2015'에 참가해 콤포지트가 적용된 제품을 선보였다.

 

탄소섬유 복합 소재가 사용된 차량용 윈도우 레일(창문 여닫이 장치)과 범퍼 백빔(범퍼 충격흡수장치)을 비롯해 장섬유 강화 복합소재가 적용된 헤드 램프 브래킷(헤드램프 지지대)과 엔진커버(엔진 보호커버), 자동차 시트 언더 커버(시트의 전동 부품을 담는 커버) 등을 전시했다.

 

직접 전시회를 찾은 코오롱플라스틱 장희구 대표는 터키 레지넥스와 일본 도레이 등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기업과 만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장 대표는 “코오롱플라스틱은 첨단 복합 소재를 주요 성장동력으로 삼고, 미래를 이끌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국내외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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